오티스 예고 홈런에 양키스 뿔났다
“우리 구장에서는 절대 안돼!”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가 ‘예고 홈런’에 화났다.
보스턴 간판타자 데이비드 오티스(사진)가 7월 16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때 예고 홈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 홈런 더비를 후원하는 한 보험회사가 ‘21세기 베이브 루스’로 불리는 오티스를 주인공으로 해서 온라인 추첨을 통해 뽑힌 한 팬이 자신이 원하는 홈런 존을 정하면 오티스가 단 한 번의 스윙으로 홈런을 때릴 수 있느냐를 지켜보는 이벤트를 하기로 한 것.
문제는 올스타전 장소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양키스타디움이라는 사실. 예고 홈런은 보스턴에서 양키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루스가 1932년 시카고 컵스와 월드시리즈 3차전 때 병상에 있던 한 아이의 쾌유를 빌며 타석에서 홈런 방향을 정한 뒤 그쪽으로 홈런을 날린 만화 같은 실제 이야기다.
양키스는 보스턴, 특히 오티스라면 경기를 일으킬 정도. 양키스는 오티스가 2003년 보스턴에 입단하면서 보스턴에 밀리기 시작했다. 또 최근 새 양키스타디움 건설 현장에 보스턴 팬을 자처하는 공사 인부가 양키스에 저주를 내린다는 의미로 오티스 유니폼을 묻었다가 발각된 적이 있었다.
오티스와 관련된 행사 소식을 뒤늦게 접한 양키스는 이를 막기 위해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노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양키스를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토의를 하겠다고 밝혀 이벤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