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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수들, 지진 피해자 위해 中 무대 오르다

입력 | 2008-05-26 10:11:00


바다와 예인 등 한국 가수 8명이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6만여명의 중국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나섰다.

이들은 25일 7시30분(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중국 쓰찬성 웬첸 5.12 대지진 피해 돕기 자선음악회’에 참여했다. 바다를 비롯해 예인, 넥스트 멤버 원상욱, 티맥스, 아가, 커먼그라운드, 피터팬, 하나 등 한국 가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총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자선음악회에는 또 중국에서도 손조영 등 유명 예술인(연예인)들이 대거 참여,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일에 동참했다.

이날 공연은 여느 콘서트와 달리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12일 대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고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7시30분 일동 묵념으로 시작한 자선음악회는 ‘아이야, 무서워하지 마라’ ‘사천을 바라보기’ ‘마음을 합하여 손에 손잡고’ 등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채워졌다. 공연 도중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 가수들은 17번째로 무대에 올라 가수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합창하며 중국인들을 위로했다. 이틀 동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한국 가수들은 열악한 무대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마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국 가수 대표 바다는 “아쉬운 점도 많지만 이번 무대에 섰다는 것만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자연재해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우리의 노래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문화원 산하 국영기업 중국문화예술유한공사 강창영 부회장은 “이번 대참사는 중국인들을 한 데 모으는 역할을 했다”며 “모든 중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고 전국으로 방송으로 방영되는 공연에 한국인들이 오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어 “시름에 잠긴 중국인들을 위해 발벗고 나선 한국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선음악회에 참석한 한국 가수들을 인터뷰한 중화인민공화국문화부 뮤직생활보의 기자 역시 “지진이 일어난 이후 정부에서 주관한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그러나 이렇게 큰 규모로 진행되는 국가적인 행사는 처음이며 이 공연에 한국 가수들이 참여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연은 당초 3000석 공연장에서 적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음악회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1000여명의 중국 연예인이 참석 의사를 밝혀오면서 규모가 커졌다. 공연장을 중국 수도 체육관으로 변경했으며 공연 실황은 27일 중국 CCTV 7채널을 통해 전국으로 방송됐다.

공연으로 모인 기금은 약 8억 위안(약 1200억원)은 공연에 사용된 일부 비용을 제외하고 쓰촨성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과 웬첸 복구에 전액 쓰일 예정이다.

베이징(중국)|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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