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시설 방치하면 학생들 외면”
시설 개선에 120억 예산 지원
교육시설의 부족 및 노후화, 주변 학교보다 낮은 교육 수준이 학생들의 학교 선택에 영향을 주는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고교선택권 추진을 위한 학교 컨설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기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적 비선호 고교 37개교 중 26개교에서 교육시설 부족 및 노후화가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컨설팅은 시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중학생이 진학할 학교를 고를 수 있는 고교선택제 도입을 앞두고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것. 시교육청은 지난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차례의 고교선택제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비선호 고교를 정한 뒤 전직 교장 9명과 회계 담당자 등 총 12명이 컨설팅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37개교 중 17개교는 주변 학교보다 낮은 교육 수준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동일 학교군 내에 전통적인 명문고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선호 고교가 될 우려가 크다는 것.
불편한 통학 여건은 모두 13개교에서 비선호 고교가 될 수 있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또 △우수교사 배치 미흡 12개교 △지역 내 학생 수 부족 10개교 △학교 홍보 부족으로 인한 낮은 인지도 7개교 등으로 분석했다.
시교육청은 고교선택제 도입 이전에 고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컨설팅 참여 학교에 올해 예산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의 지원 요구를 들어주려면 397억6000여만 원이 필요하지만 우선 120억9000여만 원을 배정해 △과학실 컴퓨터실 현대화 △수준별 수업을 위한 교실 확보 △학교 건물 리모델링 △책걸상 교체 등에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