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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om]호텔 재벌 힐턴家상속녀 니키 힐턴 ‘나의 패션’

입력 | 2008-05-30 02:58:00


“옷방에 구두 2000개,가방 300개 있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섹시한 억만장자 상속녀 10명’을 지난해 발표했다. 이때 세계적 호텔 재벌인 힐턴가(家)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턴(27)과 니키 힐턴(25)이 각각 1위와 3위에 올랐다.

이들은 힐턴호텔 창립주인 고(故) 콘래드 힐턴의 증손녀들이다. 할아버지 윌리엄 배런 힐턴은 이 호텔의 전 공동 회장으로 재산이 23억 달러(약 2조4150억 원)에 이른다.







▲ 영상취재: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직접 디자인한 의류브랜드 2개 곧 서울서 판매

휠라코리아의 광고 모델인 패리스 힐턴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달 21∼24일엔 니키 힐턴이 다녀갔다. 자신이 디자인한 두 개의 의류브랜드 ‘니콜라이’와 ‘칙 바이 니키 힐턴’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 브랜드들은 조만간 롯데백화점 애비뉴엘에 선보인다.

돈과 미모가 추앙받는 요즘 힐턴 자매에겐 언론과 파파라치가 늘 따라붙는다. 하긴 이들의 증조부 콘래드 힐턴이 1950년대 육체파 여배우 자자 가보와 결혼할 때부터 힐턴가의 유명세는 시작됐는지 모른다. 금발의 늘씬한 20대 상속녀들은 태어나면서 이미 각각 300억 원 가까운 재산을 물려받았다. 어릴 때부터 호텔 스위트룸에 살면서 쇼핑을 즐겼다.

이들 자매는 같은 듯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지만 딱히 직업 분류가 애매한 언니 패리스 힐턴과 달리 동생 니키 힐턴은 디자이너와 사업가로서의 걸음을 내딛고 있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2001년 ‘사만다 타바사’란 핸드백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난해엔 ‘니콜라이’로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 데뷔했다.

니키 힐턴을 22일 만나 ‘억만장자 상속녀의 패션’에 대해 들었다. 그녀는 시종일관 솔직하고 시원시원했다.

―당신의 옷장엔 구두와 가방이 각각 몇 개 있는가. 좋아하는 옷 브랜드는….

“집안 옷 방(워킹 클로짓)에 구두는 2000개, 가방은 300개쯤 된다. 섹시한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하이힐을 특히 사랑한다. 뭘 좋아하면 끝없이 빠져드는 성격이어서 마음에 드는 구두는 한 번에 서너 개씩 사기도 한다. 샤넬은 샤넬끼리, 루이비통은 루이비통끼리 브랜드별로 수납한다. 크리스찬 디오르, 스텔라 매카트니 등의 옷을 즐겨 입는다.”

―한국에 도착한 21일 검은색 재킷과 스키니진 차림에 분홍색 샤넬 플랫 슈즈와 키티 모양 반지로 포인트를 줬던데 분홍색을 좋아하나.

“분홍은 언니(패리스 힐턴)가 좋아하는 색이다. 나는 좀 더 세련된 검은색과 하늘색을 좋아한다. 내가 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랜드로버도 검은색이다.”

니키 힐턴은 ‘블랙과 화이트’의 깔끔한 코디로 인터뷰에 응했다. 온몸엔 온통 럭셔리 브랜드들이었다. 자신이 만든 검은색 미니 원피스, 검은색과 흰색이 믹스된 하이힐,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흰색 샤넬 시계, 화려한 광택이 도는 검은색 페이턴트 소재의 구찌 클러치백, 하트 모양의 검은색 이브생로랑 반지, 까르띠에의 금 팔찌….

억만장자 상속녀의 패션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한국에 오던 날 그녀는 일본 팝아티스트 다카시 무라카미가 디자인해 로스앤젤레스에서만 한정 판매했던 루이비통 ‘네버풀’ 가방을 들었다. 국내 백화점에는 이 가방을 구하려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클러치백 속이 궁금하다고 했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선뜻 소지품을 꺼내 늘어놓는다. 핸드백 속은 여자의 은밀한 공간인데도 말이다. 그 속에선 고야르 지갑, 크리스티앙 디오르 757번 립글로스, 나스(NARS) 블러셔, 로락(Lorac) 립밤, 민트 껌 등이 나왔다. 상속녀의 소지품은 옷차림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친근했다.

―한국 여성들의 패션은 어떤가.

“로스앤젤레스 여성들은 섹시하다. 태닝을 해서 어깨를 드러내거나 피부색 하이힐을 신는다. 내 경우엔 랑콤 마스카라로 눈매를 한껏 강조하고 입술은 챕스틱으로 자연스럽게 마무리해 섹시미를 강조한다. 한국 여성들의 차림새는 솔직히 지루해 보였다.”

―한국 여성들을 위해 상황별 스타일 방법을 부탁하겠다. 파티에 갈 때, 남자를 유혹할 때, 남자 친구와 농구장에 갈 때 등 세 가지 상황이다.

“파티에 갈 때 검은색 미니 드레스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손쉬운 파티 룩이다. 형광색 클러치백이나 금색 액세서리만 곁들이면 되니까. 남자를 유혹하려면 섹시함을 노골적으로 내세우지 말라. 하늘색 원피스에 다이아몬드 목걸이나 귀고리로 여성스러움을 부각시키는 게 좋다. 농구장에는 스키니진에 탱크톱을 입고 스웨트셔츠를 걸쳐 입고 가라.”

―좋아하는 웨딩드레스는… (국내 연예인들이 즐겨 입는) 베라 왕?

“베라 왕은 이미 ‘졸업했다(입었다)’. 모니크 룰리어(Monique lluhlier)와 마르체사(Marchesa)가 우아해서 좋다.”

그녀는 200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뉴욕의 금융 매니저와 새벽에 깜짝 결혼했다가 3개월 만에 이혼했다. 그녀가 이름을 댄 두 명의 웨딩 브랜드들은 아직 국내엔 생소하다.

○ 패션-인테리어… 근사한 사업가가 삶의 목표

―요즘 당신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가.

“최근 빈티지 클래식 스타일에 푹 빠져 샤넬 빈티지 드레스를 샀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더 웨이 위 워(The Way We Wore)’, ‘셰런스 빈티지 다운타운(Sherene’s Vintage Downtown)’ 등의 상점을 자주 찾는다. 최근 이사한 집의 인테리어도 관심사다. 부엌 공간을 특히 좋아해 베벌리힐스 호텔의 기념품 가게에서 머그 컵을 사다가 꾸몄다.”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당신의 삶에서 목표는 무엇인가.

“근사한 사업가가 되는 것이다. 패션뿐 아니라 인테리어 사업도 시작할 생각이다. 돈이 많은 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도전해볼 수 있어 좋다. 내 궁극적 삶의 목표는 행복이니까.”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