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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사이언스]우비-우산으로 경비시스템 피할 수 있나

입력 | 2008-05-30 03:02:00


【Q】 TV 드라마에서 탈주범이 비 오는 날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든 채 금은방을 터는 장면을 봤어요. 우의를 입고 우산을 쓴 채 건물에 침입하면 경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나요?

10분정도 인체의 열차단 가능

적외선 센서가 인식 못할수도

【A】 실제로 도둑이 비 오는 날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든 채로 건물에 침입한다면 경비시스템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어요. 우의와 우산이 도둑의 몸에서 나오는 열을 차단하기 때문이죠.

경비시스템은 대부분 초전형 적외선 센서가 달린 폐쇄회로(CC)TV 카메라로 구성됩니다. 초전형 적외선 센서가 도둑의 열을 감지하면 경보가 울리면서 경비업체에 도둑의 침입을 알려요.

적외선 센서는 사람이 숨을 내쉴 때 나오는 따뜻한 공기의 열을 감지해요. 경비시스템에는 사람의 체온인 36.5도 정도의 온도만을 추적하는 초전형 적외선 센서를 사용하죠. 36.5도 영역에서 나오는 7∼14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의 적외선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체온이 다른 개나 고양이가 집안을 돌아다녀도 경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죠.

초전형 센서 안에는 초전도 물질이 들어 있어 상온에서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하다 체온이 감지되면 전기가 발생해요.

만일 도둑이 비에 젖은 우의를 입고 우산을 쓰고 침입하면 초전형 적외선 센서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우의나 우산이 열을 차단하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CCTV 카메라는 천장에 설치된 경우가 많아서 우산을 쓰면 코나 입에서 나오는 뜨거운 숨을 적외선 센서가 감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물론 우산을 쓴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겠지만 센서에 잡히지 않아 경비원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우의를 입고 우산을 쓰더라도 10분 정도 지나면 인체의 열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경비시스템을 갖추려면 한 장소에 2대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해 여러 방향에서 열을 감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요.

(도움말=권성열 부경대 전기제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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