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로 달려온 10년, 새롭게 달려갈 10년!’
개통 10주년을 맞은 대구지하철이 앞으로 시민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는 대중교통수단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역을 테마별로 특성화하는 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만성적인 적자운영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영혁신 작업도 시행된다.
또 노약자 등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사업도 연차적으로 실시된다.
▽엘리베이터 2012년까지 91대 설치=“이런 엘리베이터가 역마다 설치되면 정말 좋겠어요.”
28일 대구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중구 반월당 삼성프라자 앞. 지하철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지체장애인 김숙희(45·여) 씨는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승강장으로 가는 게 너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호선 역사에는 승강기 등 교통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한 편이다.
이에 따라 대구지하철공사는 지하철 1호선 28개 역사에 엘리베이터 91대, 에스컬레이터 29대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호선 역사 2곳 4개 지점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데 이어 1호선 2개 역사 6곳에 도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하고 있다.
지하철공사 측은 올해 말 1호선 역사 5곳에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구지하철공사 신원철 토목 담당은 “1호선 역사 승강기 설치에는 15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 재정 여건상 한꺼번에 추진하기 어렵다”며 “다만 올해부터 소요 사업비의 40%가 국비로 지원돼 2012년 설치사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을 위한 시설로 거듭난다=7월부터 대구지하철 주요 역을 테마별로 특성화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지하철공사 측은 경북대입구역(1호선) 계명대역(2호선) 등에는 대학 총학생회와 동아리 활동 등을 소개하는 문화와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또 주요 역사도 부근의 역세권 상권이나 위락시설, 관광명소 등의 이미지를 역사 내로 옮겨와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2호선 문양역(먹을거리타운), 1호선 대곡역(대구수목원), 2호선 대공원역(대구스타디움) 등을 주변 입지여건과 맞는 주제별로 특성화해 다양한 볼거리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
또 2014년 도시철도 3호선 개통에 대비해 사명(社名)도 대구도시철도공사로 바꿀 예정.
대구지하철 김홍균 기획홍보 담당은 “올해 말 이뤄지는 사명 변경에 맞춰 지하철 로고와 역 안내판, 색상 등을 바꾸는 기업 이미지 통합(CI)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채 1조945억원=대구지하철의 부채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1조945억 원.
대구지하철공사는 2001년부터 매년 2000억∼3000억 원의 빚을 갚는 등 만성적인 적자를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부채 2조9771억 원 중 1조8826억 원을 상환했다.
부채의 대부분은 1, 2호선 건설비로 올해 예산 3800억 원 중 부채 상환액이 55.7%(2117억 원)을 차지할 정도로 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지하철공사 측은 예산절감과 경영혁신 등 다각적인 부채상환 방안을 강구 중이다.
특히 승객을 유치해 경영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파업으로 인한 운행중단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보고 노사안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지하철 노사는 단체협약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 2003년 6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3년간 해마다 파업을 겪었다.
2004년에는 88일이라는 지방공기업 사상 최장기 파업의 진통도 겪었다.
이후 2006년 7월 출범한 현 노조 집행부는 교섭시작 80여 일 만에 단체협약 합의를 이끌어 내 연례행사가 된 노동쟁의에 종지부를 찍었다. 노사가 상호존중과 신뢰, 조합원 복지 향상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 것이다.
같은 해 12월 지하철 노사는 대(對)시민 노사공동선언문을 선포한 데 이어 노사화합의 공감대를 넓히고 분쟁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사협력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2006년부터 2년간 분규 없이 임단협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최종윤 노조위원장은 “노사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사가 참여하는 ‘참사랑봉사단’을 구성해 불우이웃 돕기, 농촌일손 돕기 등으로 일체감을 다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공사 권민수 경영혁신 팀장은 “2014년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고 지하철 1호선의 편의시설 확충 사업 등이 마무리되면 2015년경 지하철 수송인원이 하루 평균 62만여 명으로 늘어나 운영 수지부문에서 연간 49억 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안전과 서비스… 지하철의 기본이죠”▼
■대구지하철공사 배상민 사장
“첫째는 안전, 둘째는 완벽한 서비스죠. 안전운행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시설에 대한 점검을 수시로 하고 시민모니터의 활동을 독려해 승객들의 불편사항을 끊임없이 고쳐 나갈 것 입니다.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도 일일이 확인해 이용자 만족도를 확 높이려 해요.”
대구지하철공사 배상민(61·사진) 사장은 “대구지하철의 미래를 위한 사업을 올해부터 차근차근 추진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지방 공기업도 저비용 고효율 조직으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경영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임직원이 모두 비상한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국생산성본부가 실시한 국가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7개 지하철 담당기관 가운데 2위를 차지했어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감동 경영을 실현해 내년에는 꼭 1위를 차지할 것입니다.”
그는 “서비스 개선책의 일환으로 승객들이 누구나 무료로 빌려 탈 수 있는 ‘양심자전거’ 20대를 최근 2호선 계명대역에 비치해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성과가 좋으면 이를 전 역사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중교통수단을 찾는 시민들을 승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하철 이용 범시민 캠페인도 마련 중”이라며 “혁신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해 고객만족과 성과 중심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