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또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나흘 전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이은 무력 도발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맞추어 남한 비난 공세를 강화했다. 노동신문은 촛불시위를 거론하며 이명박 정부를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 온갖 방법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남한을 흔들려는 속셈이겠지만 이 정부가 그런 술책에 말려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너무나 구태의연한 착각이다. 스스로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도발을 되풀이하는 북의 무모함이 안타깝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이 있다면 지금 이 시점은 더더욱 무력 도발을 기도해선 안 될 때다. 어제 이 대통령은 중국의 지진 피해지역인 쓰촨 성의 두장옌 시를 방문해 절망에 빠져 있는 중국 국민을 위로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남한이 민족과 국경을 초월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나라를 돕는 모습을 보면서도 북이 무력도발을 기도한 것은 스스로 형제국이라고 부르는 중국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북의 요즘 형편은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이 다시 나올 정도로 절박하다. 극심한 식량난으로 1990년대 중반에 이어 다시 굶어죽는 주민이 나오기 시작했다. 북 당국은 어쩔 수 없이 굴욕을 참으며 미국에 손을 내밀어 50만 t의 식량지원 약속을 얻어냈다. 그런 판에 미사일 시험발사로 돈을 낭비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스커드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하면 수십억 원이 날아간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스틱스 함대함(艦對艦) 미사일 시험에도 수억 원이 든다. 북한은 미사일을 쏠 게 아니라 그 돈으로 굶주리는 주민을 먹여 살릴 식량을 사는 것이 옳다.
북은 봄에도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우리 당국자 11명을 추방하고 서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남한의 새 정부를 흔들려는 술책이었지만 남북관계는 북한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북이 촛불시위를 기회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어이없는 오판(誤判)이다.
북의 도발은 자해(自害)행위나 마찬가지다. 남한과 국제사회에서 북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줄어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