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비얀 퇴출·레이번 2군행…토종선수들 잇단 복귀 되레 마운드 경쟁 치열
SK 김성근 감독은 30일 외국인투수 케니 레이번을 2군으로 보냈다. 대신 좌완투수 이승호를 1군으로 호출해 이날 대구 삼성전에 선발투수로 올렸다. 레이번은 지난해 8월 1일 2군을 경험한 뒤 10일 뒤에 복귀한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2군행이다. 올해 새로 영입한 다윈 쿠비얀은 4월 24일 8개구단 외국인선수 중 가장 먼저 퇴출됐다. 이로써 SK는 외국인선수 한 명 없이 당분간 시즌을 치르게 돼 주목된다.
올 시즌 SK는 선두독주 태세를 갖췄지만 사실 외국인선수가 거의 팀에 공헌하지 못했다. 쿠비얀은 3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2패 방어율 12.86의 성적만 남겼고, 지난해 17승으로 다승 2위에 오른 레이번 역시 12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1패 방어율 4.11을 기록하며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물론 레이번은 시즌 초 호투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수가 적지만 어쨌든 외국인투수 2명이 거둔 승수를 합쳐서 2승에 불과하다.
레이번은 최근 6차례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의 부모가 한국에 들어와 격려하고 있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외국인 말동무도 없자 심리적으로도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야구는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 비해 외국인선수의 비중이 적기는 하지만 무시할 수는 없다. 외국인선수 활약상만을 놓고 보면 SK가 가장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6할대 후반의 높은 승률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순수 국내선수 만으로 사실상 이같은 호조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SK 민경삼 운영본부장은 “쿠비얀을 대체할 외국인투수를 몇 명 물색해놨지만 현장에서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른다. 계약문제도 있어 당분간은 외국인투수 없이 시즌을 치러야할 것 같다.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은 신중하게 선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SK 마운드는 오히려 더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승호는 2005년 9월 20일 광주 KIA전에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뒤 어깨 수술과 재활훈련을 거쳐 3시즌 만에 1군 마운드에 선을 보였다. 이날은 1회 조기강판됐지만 2000년 신인왕 출신으로 1군 마지막 시즌이던 2005년 15승을 거둔 투수다.
또한 4월 공익근무를 마친 제춘모도 현재 1군과 동행하며 훈련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에 따르면 조만간 1군무대에 오른다. 잠수함 이영욱과 KIA에서 영입한 전병두도 1군과 동행,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호시탐탐 1군복귀를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은 빠졌지만 마운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SK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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