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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덩어리 안녕…웰빙시대 도넛 반란

입력 | 2008-06-02 08:00:00


도넛은 가장 대중적인 간식 중 하나다. 최근에는 트랜스 지방 제로, 유기농 곡물 도넛이 잇달아 등장하며 ‘살찌는 음식’이란 오명을 씻고 더욱 사랑받고 있다. 도넛 매장 앞에서 길게 늘어 선 줄을 보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가히 ‘도넛 열풍’이라 부를 만 하다. 그런데 대중들이 좋아하는 도넛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도넛플랜트뉴욕시티 박진용 도넛 파티셰의 도움을 받아 도넛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과 집에서 쉽게 도넛 만드는 법을 알아봤다.

○ 도넛 구멍은 소년의 불만으로 탄생했다

도넛 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는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있다는 것. 이 같은 구멍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1941년 국제 도넛회의에서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도넛 구멍을 만든 사람은 19세기 중엽 미국 동북부 메인주 연안에서 선장으로 일한 한슨 크로켓 그레고리다.

그는 어린 시절 케이크를 좋아했는데, 어머니가 만든 케이크는 가운데 부분이 종종 설익은 채 나왔다.

당시 오븐이 없던 시절이라 케이크가 전체적으로 잘 구워지지 않은 것. 이 점이 불만이던 어린 그레고리는 어느 날 케이크의 가운데 부분을 잘라 버리고, 나머지 제대로 익은 부분만 먹었고, 나중에는 아예 이 것을 기름에 살짝 튀겨 바삭한 맛을 냈다.

○ 구멍 뚫린 도넛과 배의 타륜

나이를 먹고 선장이 된 그레고리는 어느 날 거친 폭풍을 만나자 자신과 선원을 지켜내기 위해 부상과 피로에도 불구하고 뱃머리에서 타륜을 지켰다. 지친 그레고리를 위해 배의 요리사는 그가 평소 좋아하는 도넛을 갖다 주었는데 이 때 엄청난 높이의 파도가 덮쳤다.

그는 순간적으로 도넛을 타륜의 한 손잡이에 끼어 넣었고, 타륜을 잡은 채 거센 파도를 버텼다. 파도가 지나간 뒤 안도의 숨을 내쉰 그는 도넛을 보고 깜짝 놀란다. 거친 파도 후에도 도넛 모양 그대로 멀쩡했던 것.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뱃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졌고, 다른 선장들도 타륜 손잡이에 끼워 넣을 수 있도록 요리사에게 도넛을 만들도록 주문한 게 유행했다. 이후 19세기 후반 토마스톤이라는 사람이 도넛에 구멍 뚫는 기계를 만들고 특허를 내면서 도넛은 대량 생산된다.

○ 도넛을 어떻게 구분할까

도넛은 구멍 뚫린 모양에서 시작했지만 현재 모든 도넛에 구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구멍을 내는 대신 안을 채운 도넛이 많이 등장했다.

도넛은 사실 모양보다는 발효 여부에 따라 크게 구분한다.

케이크 도넛과 빵 도넛으로 나뉘는 것. 케이크 도넛은 베이킹 파우더로 부풀리기 때문에 반죽을 하고 모양을 만들어 즉시 튀긴다. 반면 빵 도넛은 이스트로 부풀리기 때문에 반죽해 모양을 만든 뒤 다시 발효 과정을 거치고 튀긴다.

Clip! - 집에서 만드는 도넛 레시피

▶준비물:밀가루(강력분) 1과1/2컵, 소금 약간, 우유 1/2컵, 이스트가루 2g, 설탕 1큰술, 무염버터 1큰술, 튀김기름 적당량, 시럽(레몬즙 2큰술, 바닐라 에센스 1/2작은술, 슈거파우더 4큰술)

▶만드는 법

1. 밀가루 1컵과 소금을 섞어 체에 내린다.

2. 우유는 전자레인지에서 따뜻하게 데운 뒤 이스트 가루를 넣고 1분간 그대로 둔다.

3. ①과 설탕, 실온에서 부드럽게 녹인 무염버터를 섞은 뒤 ②를 부어 반죽하고, 랩을 씌워 실온에서 30분간 숙성한다.

4. 반죽이 부풀어 오르면 남은 밀가루를 도마에 뿌린 뒤 반죽을 올리고 밀대를 이용해 1cm 미만의 두께로 민 다음 동그란 모양틀로 찍는다.

5. ④를 다시 10분간 숙성시킨 후 180도의 튀김기름에서 노릇하게 튀긴다.

6. 레몬즙을 살짝 끓이다가 불을 끈 뒤 바닐라 에센스와 슈거파우더를 넣고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저어 시럽을 만든다.

7. 도넛이 뜨거울 때 시럽을 한쪽 면에만 묻혀 식힌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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