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 어디야.”
친한 사람끼리 습관적으로 던지는 짧은 물음이다. 젊은이들이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문자메시지라고 한다.
사람들이 종일 궁금해하는 이 질문에 답하는 곳이 트위터(twitter.com)라는 미국의 사회네트워킹 사이트다. 블로그의 개방성과 문자메시지의 간결성, 커뮤니티 사이트의 친밀성이 결합된 이 네트워크 서비스의 장점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웹은 물론 휴대전화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라도 편리하게 메시지를 게시하고 수신할 수 있다. 서비스가 개시된 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유사 서비스가 수십 개에 이른다. 현재 이들은 ‘마이크로 블로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번 중국 쓰촨 성 대지진을 외부에 제일 먼저 알린 매체가 바로 ‘트위터’였다. 정보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속보성만큼은 어느 매체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음을 입증했다. 사적 행적을 타인에게 공개하며 네트워킹을 즐기는 젊은이의 놀이터처럼 여겨졌던 마이크로 블로그가 뉴스매체로서도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대통령처럼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가 뉴스인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 별개로는 뉴스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모아 놓고 연결하니 뉴스가 된다.
특정 지역에서 화재나 지진과 같은 재해가 발생할 때 특히 그렇다.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에도 ‘트위터’는 소방당국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매우 효율적인 매체로 기능한 바 있다. 이후 캘리포니아 소방청은 아예 ‘트위터’에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지도 서비스와 연계된 매시업(융합) 서비스도 인기다. 초 단위로 시시각각 올려지는 문자들이 만화의 말 풍선 형태로 지도 위에 끊임없이 펼쳐진다. 정치적 쟁점에 대한 이용자들의 의견이나 올림픽 성화 봉송과 같은 국제적 이벤트에 대한 세계인들의 반응을 지도와 함께 볼 수 있다. 일종의 세계 여론 지도다. ‘트위터’ 이용자의 60%가 미국 이외의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정보기술(IT) 기반 비즈니스에서 최근 부쩍 강조되고 있는 것이 군중의 지혜를 빌린다는 의미를 가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는 개념이다. 인터넷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바로 이런 ‘크라우드 소싱’에 유용한 매체다.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 개별 메시지들이 그대로 뉴스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이용하기에 따라서 훌륭한 뉴스 자원이 될 수 있다. CNN과 BBC처럼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매체들은 이미 ‘트위터’를 뉴스 제작과 유통에 직접 이용하고 있다.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가는 것이다.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