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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마술사들도 뿔났다…마술 비법 공개 ‘스펀지 2.0’ 파문 확산

입력 | 2008-06-03 07:40:00


日 유명 마술사 레옹 “내 노하우 공개 말라” 항의, 제작진 “저작권 침해 수준 아냐”…방송 강행 입장

KBS 2TV ‘스펀지2.0’의 마술 비법 공개에 대해 국내 마술사에 이어 해외 유명 마술사까지 항의에 나섰다.

한국 마술사 1세대인 이흥선씨가 속한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 측은 2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내에서도 유명한 일본의 마술사 닥터 레옹이 ‘스펀지2.0’에서 자신의 마술 비밀이 공개된 데에 불쾌감을 나타냈다”면서 “그는 이번 방송이 과거 모 프로그램에 등장해 마술 비법을 공개한 타이거보다 더 질이 나쁘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타이거는 호랑이 무늬 가면을 쓰고 미국 TV에서 마술의 비밀을 공개한 마술사로 10년 전 SBS ‘호기심 천국’을 통해 방송돼 국내에도 얼굴이 알려졌다.

닥터 레옹은 정식 항의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 측과 한국마술협회 측에 항의 입장을 전했다. 한국마술협회 측은 “외국에서 ‘한국이 뭔데 우리들의 마술비법을 공개하느냐’는 항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펀지2.0’의 마술 비법 공개는 그동안 “저작권 침해”라며 국내 마술사들의 강한 반발을 사 왔다. 마술사들은 5월 30일 KBS 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면서 이 문제를 공론화 했다. 31일에는 해군에 입대한 마술사 이은결이 자신의 미니 홈피에 방송 내용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2일에는 한국마술산업진흥학회가 ‘스펀지2.0’ 제작진 측에 항의 공문을 전달했다. 한국마술산업진흥학회는 공문에서 “‘스펀지2.0’는 무분별한 마술의 트릭공개에 대해 공식사과 및 방송정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반발에 대해 ‘스펀지2.0’ 제작진은 “마술의 비법을 공개하는 것 또한 마술의 한 장르다. 우리가 방송에서 다루는 것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나 마술 영화를 통해 공공연하게 공개된 수준이다. 저작권 상으로 크게 문제없는 마술을 방송하고 있다. 추후 방송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마술사 최현우는 2일 오후 소속사를 통해 “‘스펀지 2.0’에 출연한 동명이인 마술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나는 방송 출연을 요청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