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듣는 다윗은 기분 나쁘지만 현실이 그렇다. 다윗은 다름아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백차승(28)이다. 골리앗은 시카고 컵스 에이스 카를로스 삼브라노(27)다.
샌디에이고는 백차승을 3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벌어지는 컵TM전 선발로 예고했다. 선발 무게는 시카고 쪽으로 기울어 있다. 더구나 시카고는 최근 7연승 행진을 벌이면서 1908년 이후 100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36승21패)을 마크하고 있을 정도로 상승세다.
샌디에이고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도 다 이긴 경기를 베테랑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의 블론세이브로 연장 10회 3-4로 패했고, 23승35패로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백차승은 지금까지 총 24경기에 선발로 등판, 통산 성적 11승9패 방어율 4.93을 기록중이다. 삼브라노는 192경기에 선발등판했다. 통산 성적도 89승56패 방어율 3.34로 빼어나다. 메이저리그 기록뿐 아니라 연봉도 하늘과 땅 차이다. 백차승의 올 연봉은 39만2500달러, 삼브라노는 1600만달러로 메이저리그 고액연봉 톱 10에 있는 거물이다.
최희섭과 한솥밥을 먹었던 삼브라노는 능글맞게 한국말도 잘 한다. 불같은 성격에 타격도 2006년 투수부문 실버슬러거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나다. 가끔 루 피넬라 감독은 삼브라노를 대타로 기용한다. 사실 이 경기는 백차승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볼 게 없다. 5이닝을 책임지고 3점 이내로 막으면 호투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하게 된다면 금상첨화다.
에이스 삼브라노는 백차승과 대결해 이겨봐야 본전이다. 그런데 삼브라노는 지난 달 30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생애 두번째 최다 투구를 했다. 다저스 데릭 로와 맞붙어 8회까지 무려 130개의 공을 던졌다. 130개 투구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다 투구 타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존 로스터가 노히트게임을 작성할 때 130개를 뿌렸다.
삼브라노는 2005년 피츠버그전에서 생애 최다 136개의 투구로 완투승을 거둔 뒤 다음 등판에서는 3.1이닝 동안 집중 4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된 적이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이 주목되는 이유다. 줄곧 아메리칸리그에서 활동했던 백차승은 내셔널리그로 이적해 두번째 등판이자 펫코파크 데뷔전이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진다.
LA | 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