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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서울에서의 관광을 어떻게 바라볼까

입력 | 2008-06-03 17:50:00


서울시는 올해 해외홍보예산으로 401억 원을 책정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지난해의 10배, 정부 해외홍보비의 2배이다.

외국인은 서울에서의 관광을 어떻게 바라볼까. 어떤 점이 불편하며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앨런 팀블릭(65) 서울글로벌센터 관장과 로버트 쾰러(34) 서울셀렉션(출판사) 편집장은 서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며 미래의 문화재가 될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라고 조언했다.

▽팀블릭=서울에 비싼 호텔은 많지만 중저가 호텔은 부족하다. 지방 관광호텔에 머무른 적이 있는데, 침대 시트를 바꾸지 않아 더러웠다. 잠자리가 편해야 관광객이 온다. 경복궁을 찾았는데, 영어통역을 맡은 가이드는 책을 읽는 것처럼 성의 없이 안내했다. 관광지 영문 게시판에는 아직도 오류가 많다.

▽쾰러=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 국가에는 차이점도 많지만 서양인의 눈에는 비슷하게 보인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큰 나라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이다. 프랑스 독일 사이에 낀 벨기에와 비슷하다. 벨기에는 맛있는 맥주를 만들고 큰 나라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관광할 가치가 있다.

▽팀블릭=서울은 어떤 도시라고 소개할 수 있는 특정한 이미지가 없다. 왜 서울을 찾아야 하는지…. 중국과 일본을 보면 동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관광 마케팅이라도 해야 한다. 서울의 이미지인 '해치'는 한국 친구마저 의미를 모른다. 홍보문구로 쓰는 '하이서울'은 외국인이 모두 싫어했다. 식상하다. 요즘 사용하는 소울 오브 서울(soul of seoul) 등 4가지 홍보문구는 신선하고 가슴에 와 닿는다.

▽쾰러=중국은 국토가 넓고 건축물도 규모가 크다. 일본인은 축소 지향적이라서 작은 것을 좋아한다. 한국의 전통 건축은 크지도 작지도 않아 인간적인 규모이다. 여기에 한국 문화의 정체성과 장점이 있다. 경복궁을 자금성과 비교하면 전혀 신기하지 않다. 그러나 적당한 크기와 고궁의 색깔이 인간적이다. 이런 점을 살려야 한다.

▽팀블릭=서울을 찾는 외국인은 그룹이 아니라 개인이 대부분이다. 마케팅도 안 했다. 그룹 투어를 많이 만들어야 돈을 벌 수 있다. 한국은 뮤지컬, 콘서트 등 문화 분야에서 뒤지지 않는다. 문제는 언어다. 발레 오케스트라 진동공연 등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분야를 특화시키면 가능성이 있다. 한강은 템즈(런던) 센(파리) 찰스리버(보스턴) 아름다운 강이다. 그런데 강 옆에는 못생긴 아파트만 있다. 강변에 호텔, 레스토랑을 지어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면 인기를 끌 것이다.

▽쾰러=외국인 관광객은 서울에서 경복궁 창덕궁 등 동양적인 전통문화를 보고 싶어한다. 동양의 근대 건축물도 충분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 홍콩 상하이 요코하마 나가사키에는 서양적인 동양의 건축물 보려고 서양 관광객이 몰린다. 현재 건축물이 미래의 좋은 문화재가 될 수 있다. 판문점 땅굴 평양 개성 금강산 등 냉전의 산물은 오히려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앨런 팀블릭: 영국 출신으로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1977년부터 바클레이은행 서울지점장, 한국마스타카드 인터내셔널 대표,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을 지내면서 20여 년간 국내에 머물렀다.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으로 재직할 때 약 20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로버트 쾰러: 1997년 영어강사로 국내에 들어와 10여 년간 머물렀다. 여행잡지 '서울(SEOUL)'의 편집장을 맡았고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주관으로 문화현장을 돌아보는 문화투어 '문화는 내 친구' 사업에 참여했다. 서울의 근대문화유산을 소개한 영문단행본 'Seoul's Historic Walks'를 썼다.

정리=이유종기자 pen@donga.com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