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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의 아이를 위한 요리]두유 영양이 ‘쏙쏙’ 아이 성적은 ‘쑥쑥’…두유젤리

입력 | 2008-06-07 08:19:00


전 어려서부터 우유를 싫어했어요. 우유를 마시고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머니는 우유 대신 콩을 삶아 두유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것도 안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제가 “이거 안 마시면 학교 못 간다”고 야단맞던 생각이 나네요. ‘울며 두유 먹기’였지요.

아침을 굶고 나서면 누룽지라도 먹여 보내려 하시고, 콩밥이나 두유를 안 먹겠다고 하면 학교 안 보낸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 덕분에 이렇게 건강한 체질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가끔 그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오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제 에너지는 어렸을 때 어머니가 몸 속에 넣어주신 것 같아요.

어머니는 아무리 오래 써도 방전되지 않는 건전지 여러 개를 음식을 통해 넣어주셨던 것 같은데 아마 두유도 그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그땐 그런 어머니 마음을 몰라서 싫어하는 걸 억지로 먹으라고 하는 엄마를 미워하기도 했는데 세월이 지나서 보니 저도 어머니와 똑같은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고 있더군요.

대신 저는 요리연구가니까 싫다는 걸 무조건 먹으라고 하기보다는 다른 요리로 변형해서 먹이는 걸 즐기고 있지요. 어쩌면 아이들의 입맛에 맞추느라 이것저것 시도해 본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마시는 두유는 쌓아 두어도 한 달에 서너 개 정도밖에 손을 안 대는 것 같아서 두유 젤리를 만들어봤어요.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군요.

실패에 실패를 여러 번 거듭해 가며 결국 이 레시피를 완성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두유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들 두유가 비릿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사람도 젤리로 만든 두유는 거부하지 않는답니다.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그 느낌이 아주 좋거든요,

젤리를 완성한 뒤엔 검은깨를 갈아 체에 걸러 섞어보기도 했어요. 깨와 콩 냄새가 아스라이 섞이니까 몇 배는 더 고소해졌어요. 검은 깨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도 정말 좋은 식품이죠. 레시틴이란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기억력 증진과 학습력 집중에 도움을 주죠. 특히 아토피성 피부나 건성피부염에 효과를 주고, 머리카락을 윤기나게 하는데 더더욱 도움을 주죠.

두유는 열랑은 저지방 우유와 비슷하나 리놀렌산, 오메가3, DHA 등이 많아 두뇌 활동을 증가하고 비만을 예방하는데 좋은 식품이에요. 두유젤리의 핵심은 젤라틴 양을 적확하게 맞추는 것인데요.

제가 알려드리는 대로만 하면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예요. 시럽도 너무 많이 끓이지는 말고 그저 걸쭉한 정도로만 끓이세요. 물컹물컹한 두유 젤리와 함께하는 아침, 아이도 어른도 고소하고 달콤한 맛에 빠져버릴 겁니다.

Clip! - 두유 젤리 레시피

재료: 물 2큰술, 젤라틴 15g, 검은콩 두유 2컵, 설탕 15g, 생크림 1컵, 흑임자(검은깨) 약간, 시럽(흑 설탕 100g, 물 1/2컵)

1. 작은 용기에 준비한 분량의 물을 넣고 젤라틴을 뿌려 넣고 잠시 둔다. 냄비에 두유와 설탕을 넣고 중간 불에 끓여 설탕이 녹으면 불을 끈다.

2. ①의 젤라틴을 남기지 말고 싹싹 긁어 넣어 완전히 녹인다. 넉넉한 볼에 옮겨 담고 생크림을 넣어 잘 섞는다.

3. ②를 중탕하듯이 볼을 물에 반쯤 담근 상태에서 잘 저어가며 식힌다. 걸쭉해지면 냉장고에 넣고 굳힌다.

4. 시럽을 만든다. 냄비에 아주 곱게 빻은 흑설탕과 물을 넣고 약한 불에 살짝 데운다.

5. 찰랑찰랑한 젤리에 시럽을 곁들인다. 흑임자로 장식해도 좋고, 빨간 석류 시럽을 만들어 두었다가 희석해 곁들이기도 한다.

이 혜 정

‘빅마마’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요리연구가

EBS ‘최고의 요리 비결’과 KBS1 ‘여성공감’에서

맛깔난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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