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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사이언스/리치사이언스]원더걸스처럼 투자하기

입력 | 2008-06-10 23:38:00

원더걸스의 다섯 멤버가 서로 다른 팬을 끌어오듯이 자산을 다양하게 나누어 투자하면 좀더 안전하게 자산을 불릴 수 있다. [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최근 원더걸스가 컴백을 했습니다.

어제 인터넷TV를 통해 ‘So hot’이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요, 머리를 짧게 친 선예는 역시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소희는 약간 역할이 축소된 느낌이….

댄스그룹에서 멤버 각각이 분명한 역할을 들고 나온 건 ‘HOT’가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여기서 역할이란 누가 노래를 부르고, 누가 춤추고 하는 음악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A는 귀여움, B는 꽃미남, C는 터프함, D는 친근함 등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까지 포함합니다. 요즘은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알게 모르게 멤버들의 개성을 달리 해 다양한 팬을 끌어들이죠.

이런 식입니다. 터프한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룹의 C, 꽃미남을 좋아한다면 B의 팬으로 끌어들여 그 그룹의 전체 인기를 늘리는 전략이죠. 만일 터프한 이미지의 솔로 가수라면 그 이미지가 싫증이 났을 때 가수 생명도 위협을 받게 될 테니까요.

가장 안정적인 생태계란 어떤 것일까요? 종수가 가장 다양한 생태계입니다. 100종만 있는 생태계보다 1000종, 1만종이 사는 생태계가 훨씬 건강합니다. 열대우림의 종이 사라진다는 뉴스가 우리를 위협하는 건 결국 지구 전체의 생태계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작물이나 가축 중에서 사람이 키우는 것들은 굉장히 약한 생물입니다. 종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죠. 사람의 필요에 따라 씨앗이 많거나 고기를 많이 만드는 종을 선택적으로 길렀으니까요. 환경이 급변하면 위협이 커집니다. 원더걸스에서 선예, 소희가 솔로로 가수 활동하는 걸 상상해 보세요.

여기까지 오면 오늘은 ‘리치 사이언스’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아실 겁니다. 그렇습니다. ‘분산투자’입니다.

분산투자란 자신의 자산을 ‘성격’이 다른 여러 종류의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입니다. 주식, 예금, 채권, 부동산, 금 등 여러 자산에 투자해 놓으면 한두 자산이 폭락을 해도 비교적 잘 견딜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주식 투자수익률의 90%는 종목 선정이나 시장 타이밍이 아니라 자산 배분에 있다고 합니다. 물론 장기 투자에 한해서입니다.

혹시 어떤 주식을 살까 고민하시나요? 먼저 위험자산(주식, 비우량 회사채, 상품)과 안전자산(국공채, 예금)으로 자산을 나누세요. 절반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은 먼저 국내와 국외로 나누고 국내라면 성장형과 가치배당형으로 나누세요(개인적으로는 맘 편하게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걸 권합니다).

분산투자가 꼭 옳은 건 아닙니다. 정말 자신 있다면 부동산 등 한두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겁니다. 역사에 남는 가수는 조용필이지 HOT가 아니니까요. 투자금액이 적은데 굳이 분산투자를 하는 것도 효과가 적습니다.

나이나 형편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20대라면 자신에 대한 투자가 우선입니다. 30대 초중반에는 자신이 살 집에 ‘올인(다걸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0대 후반 그리고 40대 이후라면 그리고 재테크에 자신이 없다면 분산투자는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