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하)는 여름이다. 크다는 뜻이 있으며, 고대의 漢族(한족)이 스스로를 일컫는 이름이자 중원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夏扇冬曆(하선동력)은 여름에 주는 부채와 겨울에 주는 새해 달력처럼 계절에 알맞은 선물을 의미한다.
蟲(충)은 벌레들이 몰려 있기 좋아한다고 하여 셋을 모았다. 약자나 부수로 쓰일 때의 형태인 (충,훼)(충)은 뱀 모양을 본뜬 것이다. 與(여)는 ‘∼와 함께’에 해당한다. 贈與(증여)처럼 주다의 뜻과 參與(참여)하다의 뜻도 있다. 不可(불가)는 불가능이나 금지를 표하니, 不可與語(불가여어)는 ‘함께 말할 수 없다’에 해당한다. 寒(한)은 집 안에서 풀로 둘러싸인 사람이 얼음 위에 있는 것이 변형되었다. 차다 또는 추위의 뜻, 궁박하다 또는 천하다의 뜻, 식다 또는 냉담하다의 뜻이 있다.
篤(독)은 敦篤(돈독)이나 篤實(독실)처럼 도탑다 또는 성실하거나 마음 씀이 두텁다는 뜻이다. 專一(전일)하다는 뜻과 危篤(위독)처럼 병세가 위중하다는 뜻도 있다. 본뜻은 말이 느리게 걷는 것이다. 여기서는 어느 하나에 한정됨을 뜻한다. 於(어)는 피동태에 관여하며 ‘∼에 의해’에 해당한다.
여름 한 철에만 사는 벌레에게 겨울의 추위를 일러준들 그 벌레가 이해할 수 없다. 그렇듯 인류의 지식도 세속에 구속되고 또 그 안의 가르침에 묶이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혹자는 모든 인위적인 것을 부정하고 자연에 따르라며 無爲自然(무위자연)을 주장한다.
지극히 제한적이고 편벽된 것이어도 인간이면 그 인위적인 기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렇지만 자연의 작은 일부라는 입장에서 살피면 제 참모습을 좀 더 잘 알 수는 있다. 西漢(서한) 劉安(유안)의 ‘淮南子(회남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