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수요 계절따라 불확실해 가격 파동 잦아”
《이르면 다음 달 말 ‘돈육(돼지고기) 선물(先物)’이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금 선물 외에 일반상품 선물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 돼지고기는 계절에 따라 수요가 들쑥날쑥해 가격 폭락과 폭등이 잦다. 이 때문에 축산업계는 돈육 선물시장 도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선물거래가 시작되면 축산업자는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돼지고기를 팔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피할 수 있게 된다. 》
선물거래는 “언제 얼마에 팔거나 사겠다”는 선물계약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가 B로부터 돼지고기 1000kg을 1년 뒤 500만 원에 사겠다고 계약하면 이것은 ‘선도거래’다. 밭에 심어진 작물이 크기 전에 미리 사 두는 ‘밭떼기’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A가 B와의 계약 내용을 거래소를 통해 C에게 5만 원에 팔면 선물거래가 된다. C는 A에게서 이 계약을 산 다음 1년 뒤 B로부터 계약대로 돼지고기를 넘겨받게 된다.
상품 선물거래는 1848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잦은 전쟁 속에서 옥수수 밀 등 농산물 가격의 변동이 크자 위험을 피하기 위해 거래가 시작됐다. 1870년 뉴욕면화거래소, 1874년 시카고농산물거래소가 각각 설립되면서 상품 선물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각종 농축산물과 가스 원유 등 에너지 자원, 금 은 백금 등 일반상품의 선물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인도복합상품거래소(MCX)와 인도내셔널상품·파생상품거래소(NCDEX)에서는 감자 고추 후추 선물도 거래되고 있다.
돼지고기 관련 선물은 현재 미국과 독일의 상품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돼지고기와 냉동삼겹살 선물이 거래되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는 돼지고기 선물거래만 하루 평균 2만9000계약 정도가 이뤄지고 있다. 돼지고기와 새끼 돼지고기 선물이 거래되는 독일 하노버상품거래소(RMX)에서는 하루 평균 37건의 돼지고기 선물거래가 이뤄진다.
상품선물은 아니지만 CME에서는 1999년부터 날씨 선물상품도 거래되고 있다. 평균기온이 일정 온도를 벗어나면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 파생상품 구매 계약을 사고파는 것이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