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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울릉도는 지금 ‘줄생줄사 열풍’

입력 | 2008-06-11 07:33:00


‘줄생줄사팀 파이팅! 울릉도 파이팅!’

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 경북 울릉군 저동초교 줄넘기팀인 ‘줄생줄사’ 16명은 큰 소리로 자신감을 보인 뒤 줄넘기를 했다.

전국 33개 초교 줄넘기팀이 출전한 ‘제3회 전국 단체 줄넘기선수권대회’에서 저동초교는 3중 뛰기와 2중 뛰기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비롯해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준우승(종합 2위)을 차지했다. 상금 118만 원도 받았다.

울릉도 학생들이 전국 규모 경진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선수 등이 도동항에 도착하자 임학빈 울릉교육장과 학부모, 주민 등 100여 명이 “장하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울릉교육청은 대회 참가에 필요한 경비 180만 원을 지원했다.

○ 전교생도 매일 20분씩 줄넘기

저동초교 전교생 156명은 하루에 20분씩 음악에 맞춰 줄넘기를 즐긴다. 월·목요일은 개인 줄넘기, 화·금요일은 친구와 줄넘기, 수·토요일은 선후배끼리 협동 줄넘기를 각각 한다.

월∼토요일 6일 동안 20분씩 한다는 뜻에서 ‘신나는 음악줄넘기 620운동’으로 이름을 지었다.

학생들이 ‘줄넘기와 친구’가 된 것은 지난해 3월. 줄넘기 지도 전문가인 김동섭(45) 교사가 부임하자 “선생님, 우리한테도 줄넘기 가르쳐 주세요. 국제대회에도 나가도록 해 주세요”라고 졸랐다.

김 교사가 성주중앙초교에 근무할 때인 2006년 학생들과 캐나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등 ‘줄넘기 도사’라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줄넘기를 가르치고 싶었던 그는 곧바로 줄넘기팀을 만들었다. 팀 이름도 ‘줄넘기에 살고 줄넘기에 죽는다’는 뜻에서 ‘줄생줄사’로 지었다.

그는 “섬이어서 아이들의 운동량이 많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1년가량 열심히 줄넘기를 한 덕분인지 요즘 아이들의 표정이나 몸이 아주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키 크는 데 좋고, 좁은 장소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데다 줄넘기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점이 줄넘기 운동의 매력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 울릉도 내 각종 행사 단골 초청

줄생줄사팀은 울릉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동안 울릉씨름왕대회, 청소년 어울림한마당, 우산문화제, 군민체육대회 등에 공식적으로 초청받는 팀이 된 것이다.

팀 주장인 6학년 민경찬(12) 군은 “이제 줄넘기 없인 못살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해서 국제대회에 나가 울릉도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줄넘기를 즐기는 손영규(58) 교장은 “몸이 건강해야 공부할 힘도 나오고 서로 배려하는 협동심도 키울 수 있다”며 “토끼 같은 아이들이 매일 줄넘기로 깡충깡충 뛰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밝혔다.

줄생줄사팀은 올해 8월에 열리는 전국줄넘기대회 겸 베이징 아시아줄넘기대회(2009년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갈 예정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