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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시 합작 저가항공사 먹구름 뚫고 이륙할까

입력 | 2008-06-12 06:58:00


《‘8월 항공면허 신청, 9월 항공운항증명 신청, 12월 국내선 정기노선 및 국제선 부정기노선 취항.’ 인천시와 싱가포르항공 자회사인 타이거항공이 합작한 저가항공사 ‘인천 타이거항공’의 취항 일정이다. 국내선 및 국제선에 비행기를 동시에 띄워 항공사 운영 초기부터 경영 적자를 최소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지만, 난관이 수두룩하다. 인천시는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중국과 호주에서 항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타이거항공과 손을 잡았고, 세계 최고 시설인 인천국제공항을 배후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서 우위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초기 자본금 9억8000만 원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고, 180석 규모의 A320 여객기 5대를 확보하기 위해 자본금을 200억 원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승무원 일부를 채용해 교육 중이며, 국내 총괄 최고경영자 및 임원 모집(총 40명가량) 절차에 들어갔다.

국토해양부와 항공안전본부가 일정대로 면허와 운항 허가를 내주면 12월경 취항할 예정이다. 국내선은 제주항로에, 국제선은 중국 마카오, 광저우와 베트남 하노이 항로에 여객기를 투입하려 한다.

시는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에 국제선 운항 제한 규정을 철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동상이몽 해석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1월 국제선에 취항하려면 ‘국내선 2년 이상, 2만 회 이상 운항’ 기준 조건을 채워야 한다고 발표했었다.

인천시가 올 3월 “이는 국제적 기준도 아니며, 적자 노선인 국내선 운항을 전제로 신규 국제선 항공사 진입을 봉쇄하는 불공정 규제”라며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규제개혁위가 이런 규칙의 철회를 권고했고, 국토해양부는 이달 중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국토해양부가 ‘2년 이상, 2만 회 운항 규정’을 삭제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에 자본금(200억 원 이상) 및 여객기(5대 이상) 확보 조건을 갖추면 국제선 운항이 가능해진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항공정책과 허만욱 사무관은 “항공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선 운항 경험이 있어야 국제선 면허를 내준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다만 ‘2년, 2만 회 이상’ 규정(내부 지침)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자본금 출자 논란

인천시가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려 하자 “국내선 적자를 감수할 정도로 재정이 튼튼하지 않고, 저가항공사 난립으로 혈세를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타이거항공이 100% 출자한 뒤 이 중 51%를 ‘로열티’ 개념으로 인천시에 무상기증하기로 해 예산 낭비는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의회는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시 예산 4억8000만 원) 동의안을 가결했고, 올 1월 법인이 탄생됐다.

그러나 싱가포르 법인체인 타이거항공이 전액 출자하게 되면 “외국인이 항공사업을 지배할 수 없다”고 규정한 항공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인천교통공사, 인천관광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공기업을 통해 102억 원(51%)을 출자하기로 했다. 타이거항공이 총지분의 49%인 98억 원을 대면 항공법 규정에 어긋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항공사는 이에 대해 “외국인 지분이 2분의 1을 넘지 않더라도 자사 항공기를 지원하고 정비, 운항을 책임지는 등 사실상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