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교섭 무산… 항만 물류 비상
파업차량 유가보조금 지원 않기로
정부와 화물연대의 교섭이 무산돼 13일부터 화물연대 소속 차량의 집단 운송거부가 시작됐다.
화물연대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운송료 인상 등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 주요 사업장과 항만에서 모두 4528대가 운송을 거부했다.
▽전국에서 운송 거부=운송을 거부한 사업장 차량이 전날보다 283대 줄었지만 항만의 운송 거부 차량이 605대 늘어나 항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평택 당진항은 운송률이 평상시의 43%까지 떨어졌다. 광양항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소의 30%로 떨어졌다.
화물연대는 평택항 부두의 일부 도로를 막았다. 10일부터 하역작업이 중단된 군산항과 대산항도 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항은 화물이 적체되면서 평상시 60%였던 장치율이 12일 오후 3시 현재 71%까지 올라갔다. 운송거부가 사흘 이상 계속되면 부산항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
화물연대 전남지부 조합원 500여 명은 이날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9일부터 화주들과 협상했지만 합의하지 못하자 단체행동을 12일 오전 0시로 앞당겼다.
이들은 출정식이 끝난 뒤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광양제철, 여수국가산업단지, 순천 등 지회별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김동국 화물연대 전남지부장은 "전체 조합원 1400여 명 가운데 80% 정도가 파업에 참여했다. 13일부터 중앙집행부의 지침에 따라 투쟁 강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는 비상=정부는 집단 운송거부가 시작되자 '위기경보(Yellow)'를 '경계경보(Orange)'로 한 단계 올리고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으로 차질을 빚는 물동량 7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는 대체 차량으로 운송한다.
또 철도 수송차량 100량을 추가로 늘려 하루에 200TEU를 수송할 계획.
운송거부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기로 했다. 이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집단 운송거부에 동참한 컨테이너 차량은 연간 최대 1490만 원에 이르는 유가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정부는 다른 화물차량의 운송을 방해하거나 도로를 막는 화물차는 견인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박한철)는 이날 대검 회의실에서 경찰과 노동부, 국토해양부 실무진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불법 행위에 엄정히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운송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화물차를 훼손하고, 고속도로와 항만의 진출입로를 봉쇄하고, 집단으로 노상 주차를 하거나 차량시위를 하면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