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의 난포 조직에서 난자가 빠져나오고 있다. 중년 여성의 자궁절제수술 도중 우연히 찍힌 이 영상은 인간의 배란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 출처 BBC 홈페이지
자궁수술중 촬영… 난포의 빨간 돌출체 통해 빠져나와
사람의 난소에서 난자가 탄생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그동안 동물의 배란 과정이 관찰된 일은 있지만 인간 난자의 탄생을 선명하게 촬영한 것은 처음이다.
난자의 탄생 과정은 벨기에 브뤼셀의 루뱅 가톨릭 대학병원에서 40대 한 여성의 자궁절제수술 도중 우연히 포착됐다. 수술 도중 ‘마침표(full-stop)’만 한 크기의 난자가 난소 표면의 난포를 뚫고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
수술 집도의인 자크 도네 박사는 “난자는 지금까지 몇몇 이론들처럼 한순간에 ‘폭발하듯(explosive)’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난포에서 완전히 나오기까지 15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난자가 난포에서 나오기 직전 난포 조직이 분해되면서 빨간 돌출체가 형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난자가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의 앨런 맥네일리 교수는 “우리가 실제로 인간의 배란 과정을 지켜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생명의 시작 단계를 보는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