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박은석)는 정연주 KBS 사장의 배임 의혹 수사를 위해 최근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검찰은 2005년 KBS의 세금환급 소송이 진행될 당시 서울지방국세청과 영등포세무서를 대리한 김&장법률사무소가 작성한 내부 의견서 등 관련 자료를 국세청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제출받았다.
정 사장은 세금환급 소송을 끝까지 진행했다면 국가로부터 3431억 원의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으나 조정절차를 제안하는 바람에 556억 원만 돌려받고 회사에 2875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 세무당국이 당시 “KBS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정을 하자’는 KBS 의견을 따르는 쪽이 법인세를 더 징수할 수 있어 유리하다”는 의견을 냈는지 확인 중이다.
정 사장의 배임 혐의가 인정되려면 △소송을 끝까지 진행했다면 KBS가 승소할 수 있었는지 △정 사장이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 등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소송 상대방조차 ‘KBS에 유리하므로 조정에 응하자’는 의견을 낸 상황인데 당시 KBS 측이 관련 법률검토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지난달 “예상되던 경영적자를 메워 사장을 계속하려는 욕심에 승소가 확실한 세금 소송들을 무리하게 조정으로 마무리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며 형사 고발됐다. 검찰은 11일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KBS 감사에서 나올 정 사장의 배임 혐의 관련 내용을 수사에 참고할 방침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