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추기경 “野대표 촛불집회 부끄러웠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12일 쇠고기 정국의 해법을 찾기 위한 비공개 면담 행보를 계속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평화방송 개국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정진석 추기경과 자연스럽게 만나 시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정 추기경은 손 대표에게 “야당 대표가 길거리에 앉아서 촛불집회를 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 지도층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또 “촛불 민심은 야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지금 상황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고 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손 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15 남북 정상회담 8주년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조언을 들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장외투쟁은 성공한 적이 없다. 야당은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며 민주당의 등원을 촉구한 바 있다.
손 대표는 면담이 끝난 직후 마주친 기자들에게 “(등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정치가 실종되면서 민주당이 촛불집회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야당이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큰 방향에 대해 되도록 빨리 정하려 한다. 시위가 어떻게 진행될지 쳐다보기만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해 민주당의 등원 결정이 의외로 빨리 결정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손 대표에게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 정치를 복원하고, 야당의 역할을 찾고, 국민의 요구인 재협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들어가야 한다”며 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