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알바드리(사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석유 수입국이 요청할 경우 “원유 생산량을 늘릴 뜻이 있다”고 밝혔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11일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원유 가격이 “높다”고 인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자체가 충분하다는 기존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2012년까지 OPEC 회원국 전체적으로 1600억 달러를 투자해 원유 생산능력을 일일 500만 배럴씩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신문은 OPEC가 석유 수입국들의 증산 요구에 협력할 의향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OPEC는 고유가 문제를 촉발한 요인으로 투기자본을 지목하며 원유 생산량 조절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알바드리 사무총장도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로이터 글로벌 에너지 정상회의에서 “투기가 지나쳐서 석유 값이 부풀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유가 문제를 둘러싼 산유국과 수입국 간의 ‘책임론’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서 열리는 석유 생산국 및 소비국 회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주요 8개국(G8)과 한국 중국 인도 에너지 관련 부처 장관들은 8일 일본 아오모리(靑森)에서 열린 회의에서 고유가 대책으로 “주요 산유국이 증산과 함께 석유생산 시설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OPEC 관계자들은 현재의 유가가 정치적 불안과 투기 탓에 상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