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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밥해 먹는 우리 고통 누가 알랴”

입력 | 2008-06-13 15:47:00


수도권 물자유통(이하 '물류')이 사실상 막혀버렸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13일 출하된 컨테이너는 고작 70TEU. 이 것도 노조원들의 파업 출정식 전인 오전 9시까지 반출된 것이다.

경인ICD 관계자는 "오늘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비조노원들은 물론 기지 내 운송회사들도 노조원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모두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는 오전 10시 화물터미널 1기지로 연결되는 진입로 2곳 중 1곳을 화물차로 막고 파업출정식을 했다.

대형 화물차량들이 빼곡한 진입도로에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경유가 인하, 표준요율제 시행, 운송료 인상'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버스와 트레일러로 연단을 만들었다.

이날 출정식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정부와 화주를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기름값이 올라 세금만 내도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평생을 차에서 밥해 먹고 생활하는 우리의 고통을 배부른 정부와 화주가 어떻게 알겠느냐" "기름값은 인상됐지만 운송료는 그대로"라며 "우리의 요구는 단순한데 정부와 화주가 왜 못 들어 주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

"가까운 안양, 안산 인근지역 운행 차량들은 기름값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욕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이봉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은 출정식에서 "생존권 보장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운송료는 당사간의 문제이고 고유가 대책은 할 만큼 했다는 말만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조원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장투쟁을 벌이자"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출정식을 마친 뒤 화물터미널 2기지까지 거리행진을 한 뒤 평택항, 안산 반월공단, 서울 양재동과 신정동 등 화물기지로 돌아가 자체 파업에 들어갔다.

또 일부 조합원들은 의왕기지 1기지와 경인ICD본부가 있는 2기지 진입로에 천막을 설치하고 장기농성에 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려했던 비조합원들의 차량 파손과 운행 방해 등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경인ICD 관계자는 "평소에 비해 10분의 1수준도 안 되는 등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현재 철도수송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 軍 수송차량 투입

13일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따라 수도권 물류 중심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 군부대 화물차량 40대가 긴급 투입됐다.

국방부는 이날 정오까지 모두 40대의 컨테이너 수송차량과 부사관. 준사관 등 운전요원 80명을 의왕기지로 보냈다.

의왕기지 관리회사 경인ICD는 기지 내 16개 운송회사와 비상운송위원회를 열어 회사별로 군부대 차량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부터 일부 군부대 차들은 빈 컨테이너를 싣고 화물을 수송하러 수도권 내 공장 등지로 떠나고 있다.

제3군수지원사령부 이영우 소령은 "물류난을 해소하기 위해 의왕기지로 총 40대의 군 부대 트레일러가 투입돼 비상운송위원회와 협의에 따라 회사별 차량 배정과 운용요원 인수인계를 마쳤다"며 "앞으로 군부대 차량은 운송업체의 주문에 따라 긴급한 화물을 수송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부산항에도 이날 25대의 컨테이너 차량을 배치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철 기자


화물연대 파업…물류대란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