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 싶어요! 공룡/클레어 레웰린 글·케이트 셰퍼드 그림·윤소영 옮김/32쪽·9500원·웅진주니어(6세∼초등 2학년)
《“똑똑새 박사님께.
저는 소녀 공룡 디플로도쿠스예요.
요즘 고민이 있어요.
몸무게가 너무 많이 늘었거든요!
올해에만 1t이나 늘어난 거 있죠.
아담한 몸집의 날씬한 공룡들이 저를 놀려대요.
제가 많이 먹긴 하지만 제 식탁에는 초록색 채소뿐이에요.
햄버거, 감자튀김, 피자 같은 건 손도 대지 않는답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건가요?
―초원에서 디플로도쿠스 올림”》
강바람마을 은물결거리 조약돌우체국 사서함 1호에는 공룡들이 보낸 편지들이 날아든다. 수신인은 ‘뭐든지 다 아는 똑똑새 박사님’. 살을 빼고 싶다는 소녀 공룡의 고민부터 고약한 방귀 냄새 때문에 친구가 달아날까 끙끙대는 소심한 공룡의 걱정까지, 사연이 가지가지다.
이 그림책은 공룡에 대한 정보를 인생 상담의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카운슬링 편지에 나타난 외모에 대한 고민,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 등은 꼭 공룡만의 것이 아니다.
다른 공룡과 달리 꼬리에 혹이 달려 있는 에우오플로케팔루스는 불만족스러운 외모 때문에 ‘성형수술’을 고민한다. “꼬리의 혹은 정말 꼴사납고 거추장스러워요. 대체 왜 이런 게 달린 거죠? 수술을 받아 없앨까요?”
이에 대한 똑똑새 박사의 답변. “수술이라뇨! 무슨 말씀을! 그 혹은 꼬리 곤봉이라고 하는데 훌륭한 방어 무기랍니다. 그걸 한 번 휙 휘두르면 커다란 적의 다리뼈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거예요. 절대 없애지 말고 그대로 갖고 있는 편이 좋아요….”
질문을 통해 각 공룡의 신체적 특징과 생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똑똑새 박사의 답변을 통해서는 그런 특징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중간에 삽입된 똑똑새 박사의 ‘특별 수업’에서는 공룡의 다양한 방어무기를 비롯해 짝짓기, 새끼 기르기 등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를 담았다. 수컷끼리 박치기를 해 암컷을 차지하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 목둘레의 멋진 주름장식으로 구애하는 프로토케라톱스 등 공룡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담았다. 재치 있는 글과 더불어 익살스럽게 그려진 공룡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은 1년 전 출간된 같은 형식의 ‘알고 싶어요! 동물’ 편에 이어 나온 것. 먼저 출간된 ‘동물’ 편이 여러 동물의 사례를 좀 더 풍부하게 다뤘다면 이번 ‘공룡’ 편은 공룡에 대한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책 마지막에는 ‘잘 구부러진 척추’라는 뜻의 에우스트렙토스폰딜루스, ‘알 도둑’이라는 뜻의 ‘오비랍토르’ 등 이름에 담긴 공룡의 특징과 의미를 소개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