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동률이 끝내 눈물을 흘렸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김동률 모놀로그-2008 에필로그’ 공연에서 연인원 2만여 관객이 보내는 성원에 김동률은 결국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동률은 5집 발매 기념으로 4월부터 ‘프롤로그’ 공연을 시작했다.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는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에필로그’ 콘서트를 기획, 마치 대형 클래식 공연을 방불케 하는 스케일과 김동률만의 셈세함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명품 콘서트를 선보였다. 2004년 ‘초대’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열린 김동률 콘서트는 49인조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백밴드 12명, 코러스 30명, 게스트 뮤지션 등 총 100여 명이 참여했다.
무대 제작비만 2억원. 김동률 역시 일주일 전부터 체조경기장을 대관해 공연을 준비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공연 당일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로 무대를 연 김동률은 15년 동안의 자신의 음악과 재치, 노력으로 꽉 채운 완벽한 공연을 이어갔다. 이소은, 이적, 알렉스, 마이앤트메리의 정순용 등이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보고 듣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1997년 카니발로 함께 활동한 이적은 이틀 연속 무대에 올라 ‘그땐 그랬지’ ‘거위의 꿈’ 등을 김동률과 함께 열창,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카니발 공연으로 1부를 마친 이적은 1부와 2부를 이어주는 메이킹 영상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친구이자 동료 가수 김동률에 대해 애정 어린 이야기를 털어놨다.
14일에는 알렉스가 김동률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아이처럼’을 열창하기도 했다. 김동률은 “바쁜 스케줄로 기약을 할 수 없었던 알렉스가 스케줄을 정리해 결국 무대에 올랐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관객들은 두 사람이 부른 ‘아이처럼’에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 이 밖에도 김동률은 마이엔트메리 정순용과 함께 허리를 살짝 흔들어주는 귀여운 댄스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멜로디’를 끝으로 김동률의 ‘에필로그’는 막이 내렸지만 1만 명 관객들은 끝까지 앙코르를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20분간 이어지는 앙코르와 ‘김동률’을 연호하는 관객들에게 예정에도 없던 커튼콜을 한 그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2시간 40여분 동안의 공연을 마친 김동률은 관객을 향해 “음악 인생을 통틀어 지금이 최고 전성기인 것 같다. 지금 주신 사랑을 평생 나눠 쓰면서 꾸준히 음악을 하겠다. 이런 성과가 정말 믿겨지지 않는다”며 소감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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