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들이 결혼하면 1년반 동안 커플 당 지출을 1000만 원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www.gayeon.com)은 5월 31일 이 회사를 통해 결혼한 맞벌이 부부 김현(32)-이미라(여·29), 김대원(34)-정민희(여·30), 김성훈(33)-이미영(여·32) 씨 등 결혼 18개월차 세 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결혼 후 얻게 되는 경제적 부가가치에 관해 면접 조사했다.
이 결과 이들 세 커플은 "결혼 후 지출이 결혼 전 두 사람의 지출을 합한 것과 차이가 나느냐?"는 질문에 세 커플 모두 "차이가 난다"고 대답했다. 특히 김현-이미라 부부는 "결혼 후 지출이 결혼 전보다 3분의 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눈에 띄게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미라 씨는 "결혼 전 월 40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화장품이나 옷, 액세서리에 투자했지만 결혼 후 남편과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쇼핑 횟수가 줄어 돈 쓰는 액수도 줄었다"고 대답했다.
김성훈 씨는 "총각 때는 회식이나 술자리가 많아서 생활비의 절반을 술값으로 쓴 것 같다. 결혼 후에는 아내와의 시간을 위해 모임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다.
즉, 결혼 후 여성은 자신에게 투자하는 돈을, 남성은 유흥비를 줄였다.
또 김현 씨는 "가정을 책임져야 될 가장이라는 생각에 돈 쓸 때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며 결혼 후 느끼게 된 책임감으로 인해 지출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혼 후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세 커플 모두 '공과금과 경조사비 절약'을 꼽았다.
정민희 씨는 "결혼 후엔 매달 나가던 월세 30만 원을 저축하게 됐다"고 답했고 이미영 씨는 "결혼식장 같은 경조사에 갈 때도 각자 내느라고 두 번 내던 축의금을 지금은 같이 가서 한 번만 내니깐 최소 몇 만원은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대원 씨는 "연애할 당시 데이트 비용이 일 회에 10만 원 안팎으로 부담이었는데 그 돈이 줄었다"라고 했다.
김성훈 씨는 "내가 돈 씀씀이가 헤픈 편인데 아내가 꼼꼼해서 돈 관리가 철저해졌고, 아내와의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다 보니 승진이 돼서 다음달부터는 월급도 올라간다"고 대답했다.
이들 세 부부의 평균 한달 수입은 530만 원 정도. 평균 한달 기본생활비는 170만 원 정도로, 18개월의 결혼생활 동안 세 부부가 지출한 평균 생활비는 3060만 원이다.
반면 결혼 전 평균 한달 생활비로 여성들은 100만 원 정도, 남성들은 130만 원 정도 지출해 18개월 동안 이들의 평균 생활비는 4140만 원이었다. 세 부부의 결혼 전과 후의 평균 한달 생활비는 60만 원의 차이가 나고 18개월 동안 금액은 1080만 원이 된다.
만약 이 차이금액 1080만원으로 은행이자를 받거나 펀드 등에 투자한다면 이익은 더 커지게 된다.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결혼한 부부는 독신일 때 이중으로 내던 공과금과 데이트 비용, 유흥비 같은 무계획적인 지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결혼 전보다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며 "자산불리기에 관심 많은 싱글들에게 결혼은 가장 실속 있는 재테크"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