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유인원 대상 실험
현재보다 ‘미래 만족’ 선택
사람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온 미래 계획 능력이 침팬지와 오랑우탄 등 유인원에게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의 과학전문 사이트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17일 보도했다. 스웨덴 룬스대 연구진은 최근 실험에서 유인원들이 미래의 만족을 위해 자제하는 능력과 미래의 일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동물인지’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먼저 침팬지와 오랑우탄에게 대롱으로 과일즙을 빨아먹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 뒤 이들이 좋아하는 과일들과 대롱을 나란히 놓아두고 어느 것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대롱을 선택했을 경우 한 시간 뒤에 과일즙을 주었다. 실험 결과 침팬지와 오랑우탄은 ‘당장의 만족’인 과일보다는 한 시간을 기다려 과일즙을 먹는 선택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실험에서는 유인원들에게 대롱 역할을 할 수 있는 도구와 그렇지 못한 플라스틱 자동차, 곰 인형 등을 주었다. 유인원들은 대부분 대롱 역할을 하는 물건을 적절히 활용해 과일 수프를 먹었다.
연구진은 이들이 도구로 과일즙을 빨아먹는 장면을 미리 머릿속에 그려보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는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 인간 이전에 나타난 종(種)에게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인간의 미래 예측 능력도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일찍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것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재미없으면 죽는다”…‘2대2 태권도’ 파격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