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이 달라졌다. ‘공공의 적’ 시리즈 세 번째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에서 주인공 강철중이 똑똑해졌다면 그가 대결하는 공공의 적은 육체적으로 훨씬 강해졌다.
영화 ‘공공의 적’은 가장 제목을 잘 만든 한국 영화 중 한 편으로 꼽힌다. 특히 주인공 강철중과 맞대결을 벌이는 공공의 적의 더욱 독해진 악행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
공공의 적은 강철중 역 설경구에 맞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쫓고 쫓기는 추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연기력을 갖춘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1편의 이성재, 2편 정준호, 그리고 ‘강철중’의 정재영이 그들. 특히 세 번째 공공의 적은 관객들의 높아진 기대만큼 확실히 달라졌다.
○ 이렇게 달라졌다-강철중과 맞장이 가능한 주먹
‘강철중’의 공공의 적 이원술은 주먹 하나로 거대한 범죄 조직을 일군 악당. 싸움 실력 하나만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아시안게임 복싱 은메달리스트로 한 싸움 한다는 강철중이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강우석 감독은 터프한 캐릭터 이원술을 표현하기 위해 강한 남성 역할을 많이 연기한 정재영을 직접 캐스팅했다.
두 주인공은 영화 초반부터 각각 아들과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의 주먹실력을 겨루고 쌍코피까지 흘리며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이렇게 달라졌다-강철중 만큼 단순 무식하다
강철중의 가장 큰 매력은 앞뒤 생각 없는 단순함이다. 나쁜 놈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단순한 그의 모습은 복잡한 세상에서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서민형 슈퍼 히어로다.
반대로 강철중의 상대들은 잔머리를 잘 쓰는 영리한 캐릭터들이었다. 1편의 냉혹한 펀드매니저 조규환, 2편 사악한 재벌 2세 한상우 모두 머리가 똑똑한 공공의 적들이었다. 직접 부딪치기보다는 술수를 동원, 강철중의 뒤통수를 때리며 낄낄거렸다.
하지만 세 번째 공공의 적은 오히려 강철중보다 더 단순하다. 홀로 칼을 품에 넣고 수십 명이 지키는 경쟁조직 보스를 만나러 문을 박차고 들어갈 정도. 강철중이 자신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이것저것 앞뒤 가리지 않고 없애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단순과 더 단순함의 대결이다.
○ 이렇게 달라졌다-입체적이어서 더 악랄한 나쁜 놈
1편은 사악한 존속살해범, 2편은 돈에 눈이 먼 잔혹한 재벌 2세. 세 번째는 기업화한 깡패 조직의 보스다. 고등학생에게 칼을 쥐어줄 정도로 진짜 ‘나쁜 놈’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세 번째 공공의 적은 인간적이다. 전편의 캐릭터가 얼음처럼 차가운 냉혈한들이었다면 세 번째는 실수도 하고 약한 모습도 보이는 사람이다. 강철중 역시 이번 작품에서는 전세금이 모자라 쩔쩔매고, 어린 딸 앞에서는 얌전한 아빠로 변신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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