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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 뽀송한 장마… 장마철 상쾌한 집안 이렇게 만들어요

입력 | 2008-06-20 03:01:00


장마철이다.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집안 어디를 가도 눅눅하고 찜찜하다. 그러다가 집 어디에 물이라도 새면 물에 범벅이 되기 일쑤다. 장마철에 대비한 집안관리 요령을 알아보자.

○ 먹을거리 안전은 주방에서부터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는 식중독균이 번식하기에 좋다. 이 때문에 음식을 만드는 주방 공간 위생에 철저히 신경을 써야 한다.

주방 싱크대 아래 배수구 망은 늘 야채, 밥알 등 음식 찌꺼기가 붙어 있어 냄새가 나기 쉽다. 쓰다 버리는 칫솔로 배수구 망을 정기적으로 청소해주는 게 좋다. 설거지 후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은 물론 악취도 없앨 수 있다. 배수구 악취가 심할 때는 소독용 알코올을 뿌리고 1, 2시간 놔두면 냄새가 없어진다. 부엌 배수관이 지나가는 싱크대 안쪽도 세균이 자라기 쉬운 공간이다.

도마와 행주도 식중독균이 전파되기 쉬운 부엌용품이다. 도마는 저녁 설거지를 할 때마다 뜨거운 물을 끼얹어 소독해주자. 귀찮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표백제를 묻힌 행주를 도마 위에 하룻밤 정도 덮어주도록 하자. 행주는 용도별로 여러 개를 마련해 사용한 후 매일 매일 삶아 소독해야 한다.

냉장고에 넣었다고 음식이 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음식물을 보관하는 냉장고도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공간이다. 2주일에 한 번꼴로 마른 행주에 알코올을 묻혀 구석구석 닦아야 한다. 냉장고 안에서 냄새가 심하게 날 경우 숯, 식빵, 녹차 찌꺼기 등을 태운 뒤 은박지에 담아 넣어두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여름철 욕실은 물 사용이 잦아 청소 후 며칠만 지나도 금세 곰팡이와 물때가 낀다. 타일 틈새 거뭇거뭇 핀 곰팡이는 생기는 즉시 솔로 문질러 청소하자. 맨발로 욕실을 들락날락하는 아이들 발을 통해 욕실 밖으로 곰팡이가 묻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목욕을 끝낸 뒤 샤워기로 욕실 벽 중간부터 바닥까지 뜨거운 물을 뿌려주고 환기시키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화장실 타일 사이사이에 양초를 발라두는 것도 곰팡이 방지에 효과적이다.

○ 녹차 티백 버리지 마세요

습기가 찬 옷장은 곰팡이와 좀벌레의 주 서식지다. 땀이 밴 옷은 그대로 옷장에 넣어두지 말고 바로 세탁해야 한다. 마시고 난 녹차 찌꺼기를 장롱 귀퉁이에 걸어두면 여름철 옷장의 눅눅한 냄새를 없애는 훌륭한 탈취제가 된다.

폐품으로 버리는 신문지도 재활용하자. 옷과 이불 사이에 신문지 한 장씩 껴두면 습기를 빨아들여 습기 제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제습제는 옷장 아래쪽에 둬야 한다. 습기는 바닥부터 차 오르기 때문이다.

옷을 쌓아둘 때도 습기에 강한 무명이나 합성섬유는 맨 밑에, 모직은 중간, 실크 소재 의류는 맨 위에 놓아두면 옷에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옷장이 넉넉하다면 옷을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여름이라 세탁물은 늘지만 장마 기간에는 빨래가 쉽게 마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로 빨래를 너는 베란다는 외부와 맞닿아 있어 장마철이면 오히려 제일 습한 공간이다.

아이 옷 등 빨래를 자주 해야 하거나 낮 시간 빨래 널기가 힘든 맞벌이 부부라면 건조 기능이 포함된 드럼 세탁기가 유용하다. 요즘은 신발 건조 기능까지 추가돼 있어 식구가 많은 가정이라면 쓰임새가 다양하다. 세탁 기능만 있는 제품보다 10만, 20만 원가량 비싸다.

드럼 세탁기 가격이 부담된다면 대신 실내 건조용 세제를 사용하자. 여름철 빨래를 실내에서 말릴 때 생기는 눅눅한 냄새를 없애준다.

○ 선풍기로 아이 공부방 뽀송뽀송하게

아이 방에는 책이 많아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만큼 통풍에 신경 써야 한다. 아이 방은 거실보다 면적이 작아 통풍이 어렵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을 겪는 자녀를 위해 제습기를 구입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제습기 구입이 부담스럽다면 하루에 한번 선풍기를 방문 쪽으로 향하게 틀어놓는 것이 좋다.

아이들 방에 주로 놓여 있는 피아노는 뚜껑을 열어 통풍을 시키는 게 좋다. 피아노 옆에 제습제를 놓아두면 습기로 목재가 뒤틀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컴퓨터는 쓰지 않더라도 매일 30분 이상 전원을 켜둬야 컴퓨터 내부에 습기가 차지 않는다.

계속되는 장맛비로 벽지가 눅눅해졌다면 물과 알코올을 4 대 1 비율로 섞어 분무기로 벽에 뿌려준다. 화학세제 특유의 독한 냄새가 없어 아이들 방에 유용하다. 하지만 이미 곰팡이가 피었다면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는 것이 낫다.

집안 한쪽을 턱하니 차지하고 있는 에어컨도 장마철 제습기 역할을 한다. 요즘 선보이는 에어컨 제품 대부분에 습도 설정 기능이 있다. 잠깐 잠깐 에어컨을 켤 때 옷장과 이불장 문을 열어놓으면 장 안의 습기도 함께 제거된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