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에서 몰래 뱀을 잡은 주민들이 멸종 위기의 파충류를 연구하기 위해 송수신 장치를 단 구렁이 때문에 들통 났다.
충북 제천시 국립공원 월악산사무소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구렁이 등 뱀을 불법으로 잡아 보관한 혐의(자연공원법 및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로 이모(52·제천시 덕산면) 씨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월악산 일원에서 뱀 100여 마리를 잡아 제천시 덕산면의 창고에 보관한 혐의다.
이들은 몸속에 송수신장치가 붙은 연구용 구렁이 1마리를 포획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환경부는 올해 초 강원대와 함께 월악산국립공원에서 구렁이 4마리를 잡아 위치 파악이 가능한 무선 송수신장치를 몸속에 넣은 뒤 관찰해 왔다.
국가 장기 생태연구사업의 하나로 멸종위기 파충류의 서식지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중순부터 구렁이 3마리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자 월악산 사무소 직원과 함께 구렁이를 찾아 나섰고 덕산면의 마을에서 발신음이 나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 일대를 정밀 수색하다 이 씨의 창고에서 송수신기를 부착한 구렁이와 살무사 등 100여 마리의 뱀을 찾아냈다.
제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