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出(석출)은 여기서는 물이 맑아서 물에 잠긴 바위까지 훤히 드러난다는 말이다. 水落石出(수락석출)의 경우처럼 물이 빠져 잠겼던 바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數(수)는 동사로는 수를 세다의 뜻이 된다. 運數(운수)처럼 운명의 뜻, 術數(술수)처럼 책략이나 방법의 뜻도 있다.
深(심)은 물이 깊다는 뜻으로 淺(천)과 반대다. 또 深夜(심야)나 深思熟考(심사숙고), 그리고 深山幽谷(심산유곡)처럼 다양한 면에서 깊다는 의미가 된다. 새를 총칭하는 鳥(조)는 원래 꼬리가 긴 새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꼬리가 짧은 새의 모양을 본뜬 추(추)와 마찬가지로 부수로 쓰여 새의 종류 또는 새와 관련된 의미를 나타낸다.
相(상)은 木(목)과 目(목)을 합해 눈으로 나무를 살펴보는 것을 나타낸 회의자이다. 생김새나 용모, 또는 占(점)을 치다의 뜻이 있다. 貴相(귀상)은 귀한 사람이 될 생김새이고, 相法(상법)은 관상을 보는 방법이다. 이 외에 보좌하다 또는 다스리다의 뜻과 재상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相互(상호)의 뜻이다.
呼(호)는 呼名(호명)처럼 부르다의 뜻, 歡呼(환호)처럼 큰 소리로 외치다의 뜻이 있다. 본뜻은 숨을 내쉬다의 뜻으로 吸(흡)과 반대이다. 呼吸(호흡)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이다.
물속 바위가 훤하게 비치고 노는 물고기를 셀 만큼 깨끗한 시냇물, 그리고 인적 없이 새들만 지저귀는 깊은 숲. 그런데 어느 계절의 모습인가? 독자는 각자 좋아하는 때 혹은 춘하추동의 여러 광경으로 상상할 수도 있다. 다만 작자는 눈이 올 태세의 겨울날에 썼다. 宋(송) 蘇軾(소식)의 ‘臘日遊孤山訪惠勤惠思二僧(납일유고산방혜근혜사이승)’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