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포항공대) 내에 있는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소장 정윤하·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가 최근 경북 구미에 분소를 설립했다.
자치단체의 연구기관이 다른 자치단체 관할지역에 분소를 여는 사례는 드물다.
이 센터의 구미분소는 최근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내에 문을 열고 구미와 대구지역의 전자관련 업체와 협력을 시작했다.
분소에는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작은 물체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절단 가공할 수 있는 10억 원 상당의 이온광선 장비가 갖춰져 있다.
이 장비는 전자업체의 생산품 중 어떤 부분에 미세한 불량이 생겼을 때 이를 즉시 확인해 개선할 수 있다.
전자제품의 회로판에는 부품끼리 붙이는 수많은 납땜이 들어가는데, 눈으로 봐서는 별 이상이 없더라도 이온광선 장치를 통해 속을 들여다보면 매우 작은 구멍 같은 불량상태를 찾아낼 수 있다.
이 센터 윤병한 책임연구원은 “전자회로판을 생산하는 한 업체에서 불량품이 많아 이온광선 장치로 분석해 보니 납땜 때문으로 드러났다”며 “나노 수준에서 관찰해 이상이 없다면 세계 최고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영남권의 기업 등을 위해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 포스코, 포스텍 등이 공동으로 2004년 설립했다.
구미분소 설치로 구미공단의 900여 개 전자정보 관련 업체를 비롯해 대구의 기업들도 이곳을 통해 제품 불량률 등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공단은 생산력에 비해 연구기능이 취약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분소의 기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기업과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