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보수’ 실험 성공할지 주목
선진당 연대후 지지층 이탈
5년후 대안세력 부상 관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지난해 대선 후보로 나왔던 창조한국당 문국현(사진) 대표는 최근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문 대표는 당분간 대선은 잊고 ‘초선’ 의원으로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론인 ‘중소기업 살리기’를 위한 첫 단계로 중소기업부 창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편안도 발의했다.
그러나 대선 때 그가 내세운 ‘인간 중심의 창조적 가치’에 지지를 보냈던 상당수 참모와 지지자는 하나 둘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과거 문 대표와 함께 당을 만들었던 김영춘 정범구 전 의원 등은 그의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최근 ‘창조적 보수’를 표방하며 자유선진당과 공동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뒤 당의 정체성 논란과 함께 또 한 차례의 집단 탈당 사태가 빚어졌다.
이들은 “문 대표가 오랜 최고경영자(CEO) 경력 때문인지 수직적 의사결정에 익숙하고 동지적 관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일방적인 당 운영을 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문 대표는 선진당과의 연대에 대해 “국회 의사 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소수당이 자구책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공동으로 구성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창조적 진보’가 정확히 무엇인지 당원들조차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 대표는 “기존의 잣대로 보면 경우에 따라 좌로도 가고 우로도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목표는 사람에게 투자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성장과 복지문제를 모두 해결하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또 한 번의 정치실험을 통해 5년 후 다시 대안세력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보수 혁신’에 정치운명 건 386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특정 계파 몸 안담은 소장파
‘냉소적 비판주의자’ 혹평도▼
한나라당에 대한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언론사는 대부분 원희룡(사진) 의원부터 찾는다.
2000년 서울 양천갑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고 금배지를 달아 3선이 됐지만 그는 지난 8년여 동안 줄곧 당의 보수 노선을 비판하며 ‘빛과 소금’을 자처해 왔다.
그는 최근 쇠고기 파동에서도 당에서 가장 먼저 ‘재협상’을 주장했다.
이런 행보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수의 대안은 원희룡”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 번도 특정 계파에 몸담지 않고 소장파로 남아 외롭게 정치를 해왔다는 점을 평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가 ‘당의 진정한 대안과 미래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동료 의원은 많지 않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1.47% 득표하는 데 그쳐 그가 주장해 온 ‘보수 혁신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서울대와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한 원 의원을 ‘자기희생이 없는 386 정치인’, ‘현실을 모르는 냉소적 비판론자’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3선 중진이면서도 ‘당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이방인’ 대접을 받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원 의원은 이런 현실과 ‘자신과의 약속’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그는 24일 통화에서 “보수 혁신을 위해 정치적 운명을 걸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 나가겠다”면서도 “정권 교체의 고비를 넘겼으니 이제 스스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단련해 나가야 할 것 같다”며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고백했다.
‘큰 정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원 의원이 진정한 ‘보수의 대안’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가 어떤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