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白凡) 김구 선생이 1949년 6월 26일 서울 경교장(京橋莊)에서 육국 포병 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당했다.
경교장은 김구 선생이 1945년 중국에서 귀국한 이후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던 건물로 1층 출창(出窓)과 2층 들임 아치창을 이용한 단아한 외관이 일품이다. 한국 근대건축의 선구자 중 한사람인 김세연(1897∼1975)이 설계했는데 1930년대 건축술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사적 제465호다.
이후 자유중국대사관 관저, 국군의료진 주둔지, 베트남대사관 관저 등으로도 쓰였으며 1968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인수했다. 현재 경교장의 우측면과 후면은 병원의 신축건물과 연결되었고 내부구조도 병원 용도에 맞게 개조된 상태다.
우리나라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8가지 유형(국보, 보물, 사적, 사적 및 명승, 명승, 천연기념물, 중요무형문화재, 중요민속자료)으로 구분하고 있다.
방화로 소실돼 복원 중인 숭례문은 국보 제1호,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다. 흥인지문은 보물 제1호, 대동여지도는 보물 제850호다.
경주 포석정은 사적 제1호이고, 경주 불국사 경내는 사적 및 명승 제1호로 지정돼 있다.
한편 명승 제1호는 명주 청학동 소금강, 천연기념물 제1호는 대구 도동 측백나무숲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는 종묘제례악, 중요민속자료 제1호는 덕온공주 당의.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네 가지 유형(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으로 지정한다.
이 밖에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 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 중 보존가치가 큰 것은 등록문화재라고 불린다. 서울 화동 옛 경기고교, 태평로 옛 국회의사당 등이 이에 해당된다.
숭례문 방화 소실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재 훼손은 ‘천재(天災)’보다는 ‘인재(人災)’가 치명적이다. 수백, 수천 년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될 수 있다. 제 아무리 첨단기술로 복구한다고 하더라도 ‘옛 멋과 맛’까지 그대로 살릴 수는 없기에 문화재 보존에 전 국민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