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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 부수고 쓰레기 던져… 말리는 경비원에 욕설

입력 | 2008-06-26 21:15:00


자정을 넘긴 시위가 계속되던 26일 오전 4시경.

경찰의 해산 작업으로 세종로사거리까지 밀려나 있던 시위대 중 100여 명이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정문 앞으로 모여 들었다.

대부분이 20대 남성인 시위대는 "동아일보 폐간하라", "동아일보 쓰레기"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문 쪽 유리문과 회전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이들은 검은 색 비닐봉투에 라면, 도시락 찌꺼기 등이 담긴 쓰레기를 담아 건물에 던지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욕설을 내뱉으며 나무로 된 긴 막대기로 유리문 등을 내리쳤다. 충격에 정문 쪽 유리문이 부서지고 회전문 유리 1장은 완전히 깨졌다. 시위대는 회전문 위에 걸려 있던 동아일보 로고도 떼어 냈다.

시위대는 사옥 앞에 게양된 태극기와 동아일보 깃발을 내리고 쓰레기봉투를 올렸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시위대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시위대의 거침없는 불법이 40여 분간 계속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300여 명이 사옥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시위대들은 경찰의 출현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은 채 계속 구호와 욕설을 하며 사옥을 둘러싸고 경찰과 대치했다.

이에 앞서 오전 2시 경에는 시위대가 동아일보 신문게시판에 낙서를 하고 신문을 볼 수 있게 만든 게시판 유리 3장을 완전히 박살냈다.

시위대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는 시간 도로 맞은편에 있는 조선일보 건물에도 시위대가 들이닥쳤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모여 있던 2500여 명의 시위대 중 300여 명이 오전 4시 20분부터 코리아나호텔 앞에 몰려들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가 호텔 정문 위에 있던 CCTV를 현수막으로 가린 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朝鮮日報社' 로고를 망치로 쳐서 떼어냈다.

시위대는 이를 말리던 호텔 경비원 2명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뒤통수를 때리며 10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신문 게시판 유리 3장과 서쪽회전문 유리 1장이 깨졌다.

오전 5시경 시위대는 주최 측이 공짜로 나눠준 컵라면을 먹은 뒤 라면국물 등 오물을 조선일보사 건물 현관에 뿌렸다. 이들은 주변의 쓰레기를 모아 현관 앞에 쌓아놓고 그 위에 단체로 소변을 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위대원이 조선일보사 현관 오른쪽 코리아나 호텔 정문 위를 가리키며 "저쪽에 카메라(CCTV)가 있어요. 쓰레기를 버린 다음엔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위대는 "다음에는 저것부터 부수고 작업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시위대는 또 현관 옆 대리석 기둥에 '다음에 똥 싼다', '악취가 펄펄 나는 신문', '좃선! 니들은 숨도 쉬지마. 공기가 아깝다', ' 親日, 너희에게 朝鮮의 이름이 아깝다' 등의 글을 유성매직으로 썼다.

참가자들은 "쓰레기는 다 여기에 버려라", "로고도 떨어졌고 쓰레기까지 쌓였으니 이제 곧 폐간 하겠다"고 말하며 환호했다.

시위대는 "조선일보 폐간했다"는 구호를 외치다 오전 5시 40분경 경찰에 의해 강제로 해산됐다.

한편 25일 밤부터 세종로 사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26일 오전 5시가 넘어서까지 700여명(경찰추산)이 청계광장 앞 길거리 등에 남아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수차례 해산을 요구하는 경고방송을 한 뒤 오전 5시 40분경 강제 해산을 시작해 오전 7시경 시위대를 완전 해산시켰다.

신진우 기자niceshin@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배태호·이성환 동아일보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