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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촛불, 英대처식 대처라도…”

입력 | 2008-06-27 03:12:00


○…경제계는 최근 서울 도심에서 연일 벌어지는 반(反)정부 불법시위 장기화와 법치(法治)의 실종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모습. 한 경제단체 임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과정에서 정부가 한때 미숙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적 선거를 거쳐 출범한 합법 정부에 대해 일부 과격 시위대가 ‘정권 퇴진’을 주장하고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에 정면 도전하거나 각종 기물을 파괴하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고 반문. 또 한 기업의 임원은 “이른바 ‘영국병(病)’을 고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국가개혁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하자 즉각 ‘폭도들(mobs)’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원칙을 지켰다”면서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의견 개진은 보장해야겠지만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는 현장을 ‘촛불문화제’니 ‘촛불집회’니 하는 식으로 말해 현실을 오도하거나 시위대의 불법은 눈감고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을 문제 삼는 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언급.

항공사 “정책 표절” 신경전

○…국제선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유류할증료 제도가 다음 달 1일부터 국내선 항공기에도 확대 시행되는 것과 관련해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이달 5일 발표한 25단계의 할증구간과 그에 따른 요금 등 50개 항목의 국내선 유류할증료 제도를 아시아나항공이 11일 똑같은 내용으로 발표했다”며 “이런 사정도 모르고 ‘항공사 간 가격 담합’이라고 몰아붙이는 일부 여론이 있어 걱정”이라고 주장. 이와 함께 대한항공 측은 5년간의 유효기간을 새로 둔 마일리지제도 개선안도 아시아나항공 측이 상당 부분 ‘표절’했다는 의혹도 제기.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동종 업계이다 보니 가격이나 프로모션 전략 등에 겹치는 부분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며 “대한항공이 우리 항공사 정책을 베낀 것도 많다”고 반박.

짐 싸는 삼성전략실 직원들 “새 체제 기대 반 불안 반”

○…25일 경영쇄신안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남은 업무를 마무리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은 26일 무거운 분위기. 전략기획실 소속 임직원 상당수가 이미 소속 계열사로 복귀했지만 마지막까지 남았던 임직원들은 이날 한꺼번에 짐을 싸면서 전략기획실 해체가 비로소 실감난다고 토로. 한 임원은 “전략기획실이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경제의 샌드위치 신세를 극복할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등으로 분주했던 터라 아픔이 더욱 크다”며 “계열사 독립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체제에서 삼성이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솔직히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고 언급.

현대車 계열 HMC투자증권 “현대證 인력도 영입”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이 최근 다른 증권사에서 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 인력도 영입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현대증권 측이 긴장. 당초 HMC투자증권은 같은 현대가(家)라는 점을 고려해 현대증권에서는 인력을 빼 오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현대증권이 회사 이름에 ‘현대’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자 방침을 바꿨다고.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초 ‘HYUNDAI IB증권’으로 이름을 지었다가 현대증권이 반발해 ‘현대차IB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광고, 간판을 제작했는데 현대증권이 가처분신청을 내 이 이름 역시 못 쓰게 했다”면서 “그간 업무가 지연되고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본 점을 고려할 때 신사협정은 깨진 것”이라고 말해.

原乳값 줄다리기 보름째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낙농가와 유(乳)업체 간 밀고 당기기가 보름째로 접어들었지만 타협점을 못 찾고 난항. 낙농가들은 사료값 인상을 이유로 원유 가격을 L당 150원(25.7%)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유업체들은 우유 소비 감소와 유류비 상승을 이유로 58.4원(10%)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 유업계 관계자는 “우유가 팔리지 않아 낙농가에서 납품되는 우유를 오히려 돈을 들여 탈지분유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낙농가와 유업계가 서로 한발씩 물러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정덕구 前장관 “현상황 외환위기때와 본질 달라”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냈던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25일 모친상을 당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상가를 찾아 “현 경제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외환위기 때와는 본질이 다르다”고 말해 눈길. 정 전 장관은 “외환위기는 표면적으론 경제위기였지만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개발독재의 부작용이 근본 원인이 된 일종의 ‘체제의 붕괴’였다”고 정의하면서 “반면 현 상황은 고유가 등 대외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 순수한 경제난이며 ‘위기’라고 볼 정도도 아니다”라고 평가. 한편 이명박 대통령도 26일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강 장관과 따로 30분가량 면담. 강 장관은 조문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를 표하면서도 최근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고려한 듯 경제정책에 대해선 함구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