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56·사진) 통합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 쇠고기 농성현장에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합류했다. 7·6전당대회에 출마한 정균환 최고위원을 돕는 그는 이틀째 대구경북지역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는 이날 만난 당원에게 차고 있던 손목시계도 풀어줬다고 했다.
이는 16, 17대 국회에서 의정활동 우수 의원에 단골로 꼽히며 ‘일하는 의원’이란 평판을 얻어 온 그가 3선 고지에 올라선 뒤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노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동료의 당내 선거를 위해 지방을 누벼본 적이 없던 그다. 이 의원은 26일 “앞으로 동료 의원의 마음을 얻는 ‘당내 권력정치’에도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그가 4·9총선 직후 “(향후 2년간) 당내 정치보다는 상임위원장을 맡아 국회에서 할 일을 찾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그는 지난 8년간 낙후된 지역구(전남 영광-함평-장성)의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가난’에 대한 기억은 그가 고향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한 원동력이었다.
물론 이 의원은 2004년부터 2년간 의원이 9명뿐인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정당정치의 전면에 나섰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소수당의 한계를 맛보며 물러서야 했다. 8년간 5차례 당 대변인을 지냈지만 자신을 위한 정치는 아니었다.
18대 국회에서는 그가 어떤 ‘이낙연 브랜드’의 정치를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그가 공동대표를 맡은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어떤 헌법 개정 대안을 낼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이명박 두 전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반년 만에 곤두박질치는 장면을 보면서 어떤 권력 형태가 최선인지를 묻게 됐다”고 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