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은 내 거야!/토어 프리먼 글 그림·이재원 옮김/24쪽·8000원·아이세움(4∼7세)
숲 속 풀꽃마을에서 곤충들의 운동회가 열렸다. 올해부터 참가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흰개미 뽀동이의 목표는 번쩍번쩍 빛나는 금메달.
첫 경기 종목은 멀리뛰기. 온 힘을 다해 뛰었지만 메뚜기만큼 멀리 뛸 순 없다. “난 메뚜기잖아. 뛰어오르는 건 메뚜기가 가장 잘하는 거야.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게 한 가지는 있단다.” 이어지는 ‘연못 스케이팅’. 여기서 일등은 소금쟁이에게 돌아갔다.
다음은 ‘천하장사 선발대회’. 뽀동이는 모래알에 이어 블루베리까지는 번쩍 들어 올린다. 하지만 도토리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한다. 우승한 투구벌레가 위로한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옮기는 일은 우리가 가장 잘하잖아. 너도 곧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거야.”
‘누가 누가 가장 시끄럽나’ 종목, 목소리를 떨며 노래하는 애벌레도, 붕붕붕 소리 내는 꿀벌도 소용없다. 시끄럽기로는 매미를 따를 선수가 없으니까.
이 그림책은 ‘누구나 한 가지씩은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남이 타고난 재능을 부러워하기에 앞서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재능을 먼저 돌아볼 것을 이 책은 권한다.
친구의 장점을 부러워하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라면 엄마와 함께 이 책을 읽고 뭐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행동을 말해보도록 해도 좋겠다. 이 책의 주인공 뽀동이가 흰개미가 제일 잘하는 ‘나뭇가지 빨리 먹기’로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그림이 돋보인다. 주인공 뽀동이가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 등을 보다 보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곤충들이 ‘100cm 달리기’를 전력 질주하고 ‘천하장사 선발대회’에서 ‘모래 들어 올리기’ ‘도토리 들기’를 하는 장면도 웃음을 자아낸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