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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못이긴 사우디… ‘한국킬러’ 이란 감독…

입력 | 2008-06-28 02:58:00


■ 남아공월드컵 亞 최종예선 한국 ‘죽음의 B조’ 첩첩산중

3연속 무승부 북한도 부담… UAE만 약체로 꼽혀

허정무감독 “힘들긴 마찬가지… 최적의 전술 짤 것”

27일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 결과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랍에미리트 북한과 같은 B조에 편성되자 전문가들은 “힘겨운 조 편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만만치 않게 됐다. 한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티켓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죽음의 조에 제대로 걸렸다. 나머지 9팀 모두 어려운 상대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전통의 강호이고 북한과의 최근 전적도 좋지 않아 바짝 긴장해야 할 조 편성”이라고 분석했다.

허정무 감독도 “원정길이 힘든 중동 팀이 3팀이나 있어 만만치 않다”고 인정했다.

이란은 월드컵 본선에 세 차례(1978, 1998, 2006년) 출전한 복병.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1무 1패를 기록했고 8강에서 0-0 무승부를 이룬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기는 등 힘겹게 싸웠다. 이란 원정에서는 1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한국 킬러’ 알리 다에이가 이란 감독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94년부터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강호. 최종예선 진출 10개국 중 한국이 맞대결 전적에서 뒤지는 상대는 호주(5승 8무 7패)와 사우디아라비아(3승 6무 5패)뿐이다. 특히 한국은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 때 2-0으로 이긴 뒤 19년간 단 한 번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겨 보지 못했다.

북한은 올해만 한국과 3차례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역대 전적에서 5승 6무 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심리적 부담이 큰 상대다.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가 팀의 핵심.

아랍에미리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출전한 게 유일한 월드컵 경험으로 상대적으로 약체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세네갈을 8강에 올려놓은 프랑스 출신 브뤼노 메추가 감독을 맡고 있다.

허 감독은 “다른 팀들을 만났어도 마찬가지로 힘든 일정이다. 최종예선의 밑그림은 완성했다. 승리를 위한 최적의 전술을 짜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특히 이란은 항상 중요한 고비에 발목을 잡았던 팀이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해발 2000m에 가까운 고지대의 원정경기가 부담이다. 체력과 기술, 정신력을 단단히 무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