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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무단으로 집회 데려간 교사 ‘경고’

입력 | 2008-06-28 02:58:00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담임교사와 함께 참석한 초등학생이 방송 취재진에 집회에 참석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이 교사는 최근 관련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소속 학교장에게서 서면경고 조치를 받았다. KBS TV화면 캡처


학교장의 허락 없이 초등학생들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데리고 간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장으로부터 처음으로 서면 경고 조치를 받았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K초등학교 A 교장은 6학년 담임인 B(33) 교사가 교외체험학습이나 계기수업을 실시할 때 학교장에게 허락을 받도록 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3일 서면 경고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인 B 교사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촛불집회에 가고 싶은 사람은 부모의 허락을 받아 오라”고 말했고, 13일 오후 5시 학생 7명을 데리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15일 KBS 1TV ‘취재파일 4321’에 B 교사와 학생들의 인터뷰가 방송되면서 알려졌다.

학생들은 당시 참석 이유에 대해 “이명박의 잘못된 정치 때문이다” “시험을 본 다음에 다른 학교랑 비교하는 게 싫고, 0교시도 싫다”고 답변했다.

학교 측은 “중요한 사안이라 법률 검토를 한 뒤 결정했다”며 “전교조 서울지부가 항의 방문하겠다고 알려왔지만 규정과 절차에 따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B 교사는 본보의 확인 요청에 “아무 말도 더 하기 싫다. 모든 내용은 교장에게 확인하든지 마음대로 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