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방어율 7위… 삼성의 무한추락
삼성은 2006년 극심한 타격가뭄에 시달릴 때 3점을 내기도 어렵다는 뜻에서 ‘삼점 라이온즈’라고 불렸다. 그러나 ‘삼점 라이온즈’였지만 당시에는 국내 최강의 투수진을 앞세워 2005년에 이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5회까지 1점만 앞서 있으면 상대로서는 ‘난공불락’의 팀이 바로 삼성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삼회 라이온즈’로 불려야할지도 모르겠다. 한 야구인은 27일 삼성-두산전을 앞두고 “요즘 삼성야구는 3회까지 보면 이기는지 지는지 사실상 결정나는 것 같다. 특히 선발투수가 3회 이내에 대량실점하는 경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날 1회말에만 선발투수 톰 션이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무려 5점이나 허용했다. 전날 LG전에서 1-20으로 대패했을 때도 3회까지 이미 10점이나 내주기도 했다.
27일까지 74경기를 치른 삼성은 3회 이전에 3점 이상을 내준 경기가 24경기나 된다. 3회까지 4점 이상은 17경기, 5점 이상은 10경기다. 특히 6월만 따지면 이날까지 21경기를 치르면서 삼성이 1점도 얻기 전에 3회까지 4점 이상을 내준 경기가 3분의 1인 7경기에 이른다. 삼성은 올 시즌 팀방어율이 4.82로 8개구단 중 7위, 6월 팀방어율은 유일하게 7점대(7.24)다.
‘쌍권총’으로 불리던 권혁과 권오준 등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불펜도 약하지만 선발투수가 먼저 무더기 점수를 내주니 일찌감치 포기해야하는 경기가 더욱 늘고 있다. 과거에는 끝까지 아슬아슬한 경기가 많았고, 그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능력이 탁월한 삼성이었지만 현재는 너무 싱겁게 경기를 내준다.
삼성 선발투수 중 꾸준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 배영수는 수술 여파로 아직 구위가 정상이 아니다. 외국인 웨스 오버뮬러와 윤성환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기복이 심하고, 새로 영입한 외국인 톰 션은 아직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선발투수 중 현재 시속 145km 이상을 찍는 파워피처가 전혀 없다. 컨트롤이 안되는 날은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기 일쑤다. 이날 두산전도 선발투수 톰 션이 조기에 무너지자 두자릿수 실점을 기록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선동열 감독은 “초반에 대량실점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불펜투수를 넣기도 어렵다. 그러다보니 더 많은 실점을 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상무에 입대한 최고의 대주자 전문요원 강명구가 2군에서 타격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는 말에 선 감독은 “승부가 팽팽해야 대주자 전문요원이 필요하지. 요즘 은 강명구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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