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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까? 괜찮습니다!…성시경, 입대전 마지막 ‘괜찮은’ 콘서트

입력 | 2008-06-30 07:47:00


눈물의 환송 ‘빗 속의 이별 무대’

“괜∼찮습니다.”

가수 성시경은 ‘찮’에 악센트를 주며, 공연 도중 이 말을 다섯 차례 반복했다. 28일 오후 7시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성시경의 군 입대 전 콘서트 ‘시경이가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에서 그는 ‘자연인 성시경’과 ‘가수 성시경’을 번갈아 보여줬다.

진실로 괜찮을까? “울지마!”를 외치려던 팬들에게 끝끝내 기회는 주지 않았다. “기다려 달라”는 부탁도 못하고 그저 “지금을 기억해 달라”며 에둘러 8000여 관객의 ‘고무신’을 붙잡았다.

그의 콘서트는 자신과 팬에게 보내는 20대의 마지막 편지였다. 신곡과 유행곡 등 무려 23곡을 최상의 모습으로 들려줬다. “안으로 꽉 찬 30대가 되겠다”고 끝인사를 건넨 성시경은 나이 서른도 괜찮고, 군 입대 역시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밝은’ 무대가 연출됐다. ‘마지막’이란 슬픈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팬들은 들뜬 채 환호했다.

입대 전 환송회 파티였다. 보내는 사람의 격려와 화기애애한 웃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불쑥 가라앉고 마는 기분, 이날 노천극장을 적신 비도 그랬다.

댄스 야심곡 ‘안녕이란 말 대신’, ‘소녀시대’로 분위기를 힘껏 돋울 때는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오는 길’,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를 땐 참았던 눈물인 양 여름비도 주룩주룩 쏟아졌다. 성시경의 콧잔등과 코끝은 붉어졌지만, 비인지 눈물인지 알아볼 수 없게 빗물이 머쓱한 얼굴을 가려주었다.

오른편으로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왼쪽으로 머리를 까딱거리는 고갯짓, 성시경의 왼쪽 가르마, 흘러내리는 앞머리는 당분간 팬들과 이별이다. “바리깡을 준비했다”며 오프닝을 열었지만, 무대 위에서 머리카락을 밀지는 않았다.

축제를 방불케 한 소속사 대표의 응원단 세리머니, 카드 섹션, 촛불 의식, 배철수 내레이션의 짧은 다큐 등…. ‘시경이가 들려주는 마지막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긴 ‘괜∼찮은’ 공연이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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