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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異質忌處群, 孤芳難寄林

입력 | 2008-07-01 02:58:00


異(이)는 다르다 또는 따로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異見(이견)이나 異國(이국)처럼 쓰인다. 奇異(기이)하거나 怪異(괴이)하다는 뜻, 여기서처럼 特異(특이)하거나 비범하다는 뜻도 있다.

質(질)은 資質(자질)이나 素質(소질)처럼 바탕이나 본질의 뜻, 質朴(질박)처럼 순박하다는 뜻, 質問(질문)처럼 묻다의 뜻, 對質(대질)처럼 대면하다의 뜻이 있다. 본뜻은 저당물로 재화를 뜻하는 貝(패)가 부수로 쓰였다. 人質(인질)처럼 볼모의 뜻, 質權(질권)처럼 저당을 잡다의 뜻이 있다.

忌(기)는 忌避(기피)나 猜忌(시기)처럼 꺼리거나 싫어하다 또는 미워하다의 뜻이다. 處群(처군)은 무리 속에서 지내다의 뜻이다. 孤(고)는 외롭다 또는 고아의 뜻이다. 芳(방)은 향초이다. 芳香(방향)이나 芳名(방명) 또는 芳年(방년)처럼 향기나 명성 또는 아름답다는 뜻도 있다.

寄(기)는 寄託(기탁)처럼 맡기다 또는 기대다의 뜻이다. 寄生(기생)은 남이나 다른 생물에 붙어사는 것이고, 寄居(기거)는 남의 집에 몸을 의지하는 것이다. 부치다 또는 보내주다의 뜻도 있다. 寄別(기별)은 소식을 전하다, 寄與(기여)는 보내주다 또는 이바지하다의 뜻이다. 難寄林(난기림)은 숲에 붙어살기 어렵다는 뜻이다.

기질이나 바탕이 특이하면 남들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그래서 본인과 남들이 모두 무리 속에서 같이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향기를 발휘해야 하는 외톨이 향초에게는 뭇 수목이 빽빽한 숲은 역시 제자리가 아니다. 특이한 기질이나 소질은 그것을 발휘할 적절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도 아깝고, 또 본인도 괴롭다. 唐(당) 韓愈(한유)가 孟郊(맹교)의 처지를 안타까워한 ‘孟生(맹생)’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