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시험으로 한국인도 많이 응시하는 경영대학원 입학시험(GMAT)이 대규모 입시부정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달 29일 미국 경제주간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GMAT를 주관하는 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는 ‘스코어톱’이라는 GMAT 준비 웹사이트가 ‘GMAT 생중계’를 통해 GMAT 시험문제들을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스코어톱이 어떤 경로로 시험문제를 입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GMAT 생중계’에 나왔던 예상문제가 실제로 GMAT에 출제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코어톱은 한 달에 30달러를 내는 VIP 고객들에게 ‘GMAT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GMAC는 미국 법원의 허가를 받아 스코어톱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를 입수한 뒤 ‘GMAT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 사람들의 명단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 사이트를 운영했던 중국인은 중국으로 도피했다.
지난 5년 동안 VIP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6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MAC 측은 스코어톱을 이용해 부정시험을 치른 사실이 드러나는 응시자에 대해선 GMAT 성적을 취소하는 한편 각 경영대학원에도 관련자 명단을 통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입시 부정 혐의가 드러나야 GMAT 점수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VIP 고객 6000여 명의 점수가 모두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라 대규모 GMAT 성적 취소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GMAT를 입학사정 자료로 활용하는 경영대학원은 4000여 개에 이른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