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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시 “경인운하 더 미룰순 없다”

입력 | 2008-07-01 06:51:00


환경단체 “大운하처럼 백지화 해야”

안상수 시장 2라운드 논쟁 불지펴

정부가 한반도대운하 건설을 사실상 포기한 가운데 인천시와 시민단체 사이에 경인운하 건설을 놓고 다시 논쟁이 일고 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경인운하 추진을 미룬다면 이는 무책임한 행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적 타당성 부족,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경인운하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개발 만능주의자의 시각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 “4km만 더 뚫으면…” 굴포천 공사가 발단

경인운하는 인천 서구 시천동(서해)∼서울 강서구 개화동(행주대교)을 잇는 길이 18km(저폭 80m, 방수로 14km)의 운하로 사업비만 1조3525억 원에 이른다.

경인운하 건설은 1987년 7월 굴포천 일대에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하면서 시작한 굴포천 방수로 공사(14km)가 발단이 됐다.

당초 계획은 너비 40m의 방수로를 건설하고 하류에 펌프장을 증설해 홍수를 예방하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그러던 것이 “4km만 더 뚫으면 한강하구에서 서해까지 물류와 관광을 겸할 수 있는 운하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경인운하 건설이 추진됐다.

1995년 정부는 경인운하 사업을 민간투자유치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1999년 8개 건설회사는 ㈜경인운하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3년 9월 경제성 문제와 환경훼손 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에 밀려 사업이 전면 재검토됐다.

○ 32개 지역사회단체 ‘백지화 인천본부’ 결성

안 시장은 “경인운하는 이미 80m 규모의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안 할 수 없다”며 “굴포천 방수로 공사는 수로를 확대해 물류수단이 되면 좋고 더 중요한 것은 관광자원이 된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 DHV사의 재검토 용역 결과 경제성이 입증됐으며 심각한 환경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경인운하는 과잉 중복투자, 경제적 타당성 불확실, 환경파괴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3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인천본부’도 “경인운하는 한반도대운하와 마찬가지로 백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경인운하의 경우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의견수렴,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항만공항지원과 관계자는 “한반도대운하와는 달리 경인운하는 사실상 시작된 사업인 만큼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수도권 물량 분산 효과에 따른 경제성과 운하 주변 개발에 따른 관광자원 개발 효과 등을 따져 볼 때 인천에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