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대학 박물관들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시실 등 내부공간을 산뜻하게 단장하고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유물을 선보이며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행사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일부 박물관은 휴대용 음성전시안내기를 관람객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해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키워 주고 있다.
최근 상설 및 특별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한 계명대 행소박물관은 지난달 23일 특별전시회를 개막해 올해 말까지 열 예정이다.
이 박물관은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소장 민화 50여 점을 특별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전통민화연구소 권정순 대표가 기증한 현대 민화 5점도 전시되고 있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지역에서 출토된 구석기∼조선시대 유물 1500여 점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10, 17, 24일 등 3일간 이곳에서는 한국전통민화연구소 회원 5, 6명이 민화 그리는 법을 시연하고 관람객들이 갖고 온 부채 등에 그림을 그려줄 예정.
이 박물관 남궁현 학예연구사는 “이번 행사는 소박하고 실용적인 미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전통 민화를 통해 조상들의 예술 혼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최근 단체관람객이 늘어 하루 평균 200∼300명이 전시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도 여름방학을 맞아 이달부터 8월 말까지 7개 전시실 및 야외전시장에서 유물 1400여 점을 선보인다.
박물관 측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 석조물 전시장인 박물관 앞 ‘월파원’에서 보물 135호와 258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석조 부도 2점 등 보물급 유물 3점을 전시한다.
또 관람객들에게 휴대용 음성전시안내기를 일일이 지급해 개인별 안내를 하고 있으며 사이버 공간을 통해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개설된 ‘3D유물관’은 작품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학생들이 시청각 교재로 활용하기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이 박물관 이재환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들은 박물관 앞 넓은 잔디광장에서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의 다양한 석조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다”며 “지역 초중고교생들이 꼭 들러야 할 전시공간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구대 박물관도 여름방학을 맞아 8월 4일부터 5일간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난 우리 것이 좋더라’라는 어린이 전통문화 체험교실을 연다.
이 프로그램은 경첩 및 탁본 부채 만들기, 자연염색, 한지공예, 민화 그리기 등으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이곳에서는 7일부터 8월 29일까지 전통 민화의 현대화를 주제로 민화작가 이정옥 작품전시회와 ‘작가와의 만남’ 등이 열린다.
국립 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지역 대학 박물관들이 감상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행사 등을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어 퍽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