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기술난제 해결-시장상황 개선이 관건”
휴대전화 화면에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LG텔레콤 ‘오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망, 콘텐츠, 플랫폼 등을 개방하는 서비스가 소비자의 요구를 맞추는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통방산업 3대 개방의 의미와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오즈 서비스가 출시 2개월 만에 2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며 “소비자들은 종전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지녔던 폐쇄성이 사라진 데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무선망 개방으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제한된 콘텐츠 말고도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인터넷TV(IPTV)처럼 기존 통신사업자가 보유한 초고속인터넷망을 다른 사업자가 일정한 대가를 내고 빌려 쓸 수 있는 ‘가입자망 개방’도 새로운 흐름으로 지적됐다. 지금은 영화나 프로그램 다시보기가 대부분인 IPTV의 콘텐츠가 지상파 방송 공급을 통해 다채로워질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개방형 플랫폼에도 주목했다. 개방형 플랫폼은 개발기업이 아예 소스를 공개해 어느 개발자든 규격에 맞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가 대표적이다.
개방형 플랫폼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제조기업, 이동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제3자의 개발기업이 만든 프로그램도 내려받아 쓸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개방 추세가 소비자 만족으로 바로 연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개방형 플랫폼이 휴대전화에 쓰이려면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폭넓게 보급돼야 한다. 지금처럼 크고 두꺼운 스마트 휴대전화 형태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 게다가 개방형 플랫폼에 기초하는 휴대전화의 사용법이 복잡하다면 역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IPTV 역시 시청을 위해서는 10만 원 대 중반인 셋톱박스를 갖춰야 한다”며 “망을 빌린다고 해서 사업자들이 쉽게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