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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클라리넷 신동, 브라보!

입력 | 2008-07-03 03:00:00


13세 김한, 소프라노 임선혜와 협연무대 호평

클래식 음악계는 특히 영재를 좋아한다. 자기의 나이를 뛰어넘는 테크닉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해석과 협연자와의 호흡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영재를 보면 경이로운 박수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유럽 오페라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씨의 국내 첫 리사이틀이어서 클래식 애호가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1부 마지막 순서에서 임 씨는 클라리넷을 든 소년과 함께 등장했다. 슈베르트의 말년의 걸작 ‘바위 위의 목동’(Der Hirt auf dem Felsen)’을 부르는 임 씨 옆에서 클라리넷 오블리가토(obbligato·연주에서 생략할 수 없는 악기나 성부)를 연주하는 소년은 서울 예원중 1학년 김한(13) 군이었다.

김 군은 몸을 자연스럽게 흔들어가며 슈베르트의 쓸쓸하지만 담담한 심경을 클라리넷 음색을 통해 표현했다. 이어 임 씨의 노래와 한 소절 한 소절 주고받으며 음악을 완성해냈다. 소프라노 임 씨와 피아니스트 유영욱 씨, 클라리넷 김한 군의 협연이 끝났을 때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큰 박수로 환호했다.

“어떻게 그 나이에 테크닉이나 표현력이 그렇게 뛰어난지 정말 예쁘다. 국내에 피아노나 바이올린 영재는 많이 봤지만 목관악기 분야에서 영재는 처음 봤다. 호흡이나 체력적인 면에서 쉽지 않을 텐데 어쩜 그렇게 노래하는 사람과 호흡을 잘 맞추던지 ‘영재’라는 말이 아쉬울 뿐이었다.”(피아니스트 신수정 씨)

이날 음악회는 소프라노 임 씨가 박노경 교수를 비롯해 자신의 스승들께 헌정한 음악회였다. 김 군은 박 교수의 손자였고 그런 사연 덕분에 이날 무대는 더욱 따뜻했다.

김 군은 학교에서 배우던 리코더 연주 실력이 워낙 탁월해 선생님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클라리넷을 시작했다. 지난해 금호영재로 선발된 김 군은 ‘금호영재 콘서트 시리즈’ 10주년 기념페스티벌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뽑혀 19일 독주회를 갖는다. 또한 26일에는 금호영재 선후배가 함께 모이는 실내악 무대에서도 클라리넷 주자로 당당히 선다. 02-6303-1919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